중국에서 위치 추적과 실시간 행동 감시가 가능한 교복이 보급되고 있어 이 교복을 입는 학생의 인권 침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7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광시(廣西)장족자치구 등의 일부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마트 교복`을 보급하고 있다.
스마트 교복은 외관상으로는 기존 교복과 차이가 없으나, 어깨 부위에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이 담긴 칩을 장착한 점이 다르다.
이 칩에는 교복을 입는 학생의 이름, 학년, 반, 얼굴 모양 등의 정보가 담겨 있어 이 학생이 교문이나 기숙사 출입문을 드나들 때마다 교내 경비 시스템과 연동해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학부모와 교사에게 전달된다. 이 학생이 무단으로 결석 또는 지각하거나 밤에 기숙사에 돌아가지 않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때는 학부모 등에게 경보로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현재 이 스마트 교복은 구이저우와 광시 지역 10개 학교에 보급됐으며,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스마트 교복도 출시될 예정이다.
기능이 향상된 스마트 교복은 지문, 정맥, 안면 등을 인식하는 기술이 적용돼 이 교복을 입은 학생이 현금 없이도 교내에서 물품이나 음식을 살 수도 있다. 이 소비 정보는 학부모에게 즉시 전달된다.
나아가 스마트 교복을 입은 학생의 하루 운동량이나 심박 수 등도 측정해 발육과 신체 상황을 분석할 수 있다.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날 경우 학부모나 교사에게 즉시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심지어 이 교복을 입은 학생이 수업시간에 졸 경우 자동으로 경보를 울려 학생이 깨어나도록 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 스마트 교복을 개발한 구이저우성의 벤처기업은 "교복의 도입 여부는 학교와 학부모들이 상의해 결정할 일이므로 별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교복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인민대학 류융머우(劉永謀) 교수는 "미성년 학생들도 엄연한 인격과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철저한 감시와 통제에 의존하는 교육은 학생들의 자율의식과 자존감, 자신감을 키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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