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 예정이었던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연기되면서 유료방송업계 인수합병(M&A)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통신사들의 케이블TV M&A가 진행되면서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최대 이슈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KT)의 향후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 발표를 했고 이어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티비로드와 손을 잡은 가운데, 유료방송 1위 사업자 KT는 합산규제 재도입으로 원천봉쇄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KT 입장에선 3위 업체인 딜라이브 인수가 절실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합산규제에 대한 방침을 확정 짓지 않고 있다. 22일 과방위는 오늘 개최할 예정이었던 전체회의와 정보방송통신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을 취소했다. KT는 합산규제에 대한 방침이 확정된 후, 유료방송시장 M&A를 추진할 수 있다.
합산규제는 케이블TV·IPTV·위성방송 특정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제도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구도를 보면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은 31%이며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24.5%,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합병하면 23.8%를 차지하게 되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점유율 30%대의 KT는 손발이 묶일 수 있는 규제다. 과방위는 KT의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며 합산규제를 재도입한다는 입장이다. 국회가 합산규제 재도입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상황에서 급변하는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은 합산규제 비율 수정 혹은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합산규제 재도입은 현재 미디어 시장에 맞지 않는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합산규제의 최대 약점은 TV가입자에 한정되어 글로벌OTT와 유튜브와 같은 확장된 미디어 시장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M&A에 적극적이던 KT가 철수함에 따라 M&A에 대상이었던 딜라이브 또한 위기에 빠졌다. 딜라이브는 국내 최초로 넷플릭스를 도입하고 OTT셋톱박스를 출시하며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장서왔다. 합산규제 재도입으로 KT-딜라이브의 M&A가 불발되면 딜라이브는 7월 말부터 채무 불이행 위협에 직면하고, 딜라이브 임직원과 협력사 등이 생계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여기에는 딜라이브 임직원뿐 아니라, 대주주 딜라이브와 연관된 방송채널사용 사업자(PP), iHQ,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관계사 임직원도 포함되어 그 파장이 매우 크다.
또한, 국내에서 딜라이브를 첫 파트너로 선택한 넷플릭스에 비칠 국내 기업 신뢰도에도 악영향이 간다는 지적이다. 딜라이브는 OTT셋톱박스와 넷플릭스를 도입하며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왔다. 넷플릭스가 딜라이브의 수도권 플랫폼 강점을 믿어왔다는 점에서 국내 미디어 플랫폼이 국가 규제로 위기에 처할 시, 한국 미디어 기업 이미지 타격도 피해갈 수 없다. 합산규제 논의로 예상되는 이어지는 난제에 합산규제 재도입이 추진될지 백지화될지는, 현재로서는 예정됐던 국회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연기되면서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 = KT·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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