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세수한다더니 목욕하고 나온 셀트리온…악재 끝?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2-25 18:26  

지난해 11월 말 셀트리온 3분기 실적이 발표된 후 여러 경로를 통해 4분기 예상 실적에 대해 점검을 했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연 매출 1조원 달성이고, 3분기 실적에 영향을 줬던 트룩시마 가격 인하와 1공장 증설 이슈에 대해 살펴봤죠.
취재를 하면서 `(지난해) 매출 1조원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 많이 들었습니다.(7대3 정도)
알투바이오에서는 25일 실적을 발표한 셀트리온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점검하도록 하겠습니다.
투자자들이 제일 궁금한 것은 `그래서 악재 끝이냐`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느냐`인 듯 합니다.
▲ 아쉬운 매출 1조원…98점(2% 부족)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매출액 1조원에 대한 생각이 남다릅니다.
제약업계(공식적으로) 100년만에 첫 신약이 나온 게 1999년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 1조원을 처음 넘어선 것도 2014년 이후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2005년 시가총액 1조원을 처음 돌파했고, 2014년 매출액 1조원(단일법인 기준)으로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한 곳은 유한양행과 GC녹십자, 한미약품, 한국콜마(CJ헬스케어 연결 포함), 광동제약(1조 2,328억원 추정), 대웅제약(1조 400억원 추정) 정도 뿐 입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 가입 후보군으로는 셀트리온과 종근당, 대웅제약이 유력했던 게 사실입니다.
셀트리온의 매출액 구조는 다른 제약사들과는 약간 다릅니다.(바이오업계는 아직 매출액 1조원을 논할 때는 아니기에)
100% 자신이 개발한 의약품(바이오시밀러)으로 글로벌시장에서 판매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 구조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미약품이 지난 달 말 실적을 발표하면서 3년만에 매출액 1조원 클럽에 재가입했습니다.
과거 한미약품은 기술 수출에 따른 계약금 등과 마일스톤으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지만, 지난해의 경우 국내 매출액의 93.3%를 자체 개발한 제품 판매로 채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제약업계에 팀 킬(team kill)하냐"고 얘기를 했습니다.>
다른 제약사들은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을 유통하면서 매출액을 올리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 일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달성한 매출액처럼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자체 개발 의약품으로 승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쉬운 것은 뒤로 하고..
올해 셀트리온 매출액은 1조 5,000억원~1조 7,000억원, 영업이익 7,500억원~8,500억원 이상을 증권가에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예상보다 부진한 4분기 실적
셀트리온의 4분기 매출액은 2,425억원, 영업이익은 439억원입니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영업이익은 약 850억원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26일 주식시장에서 일시적인 충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공매도 세력 신날 수 도 있습니다만.)
하지만, 실적에 대해 2가지 논거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입니다.
1) 예상보다 충격, 1분기에도 지속되느냐?
2) 이미 알려진 4분기 실적, 악재 반영 끝났다
이 2가지가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실적에 대한 관점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애널리스트)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4분기 실적 저조할 것이라는 것은 지난해 4분기말부터 시장에 알려진 내용입니다.
1공장 증설로 인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이 부분이 3분기 실적이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던 부분입니다.
▲ 2월부터 기존 1공장 재가동 들어간 셀트리온
회사측은 2월부터 기존 1공장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셀트리온은 "1공장 개선작업과 증설 연계 작업을 완료해 2월초부터 기존 5만 리터 설비의 생산을 본격 재개했으며, 추가 증설중인 5만 리터 설비도 올해 상반기 설비 준공, 하반기 상업 생산 돌입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추가 증설중인 5만 리터 설비의 밸리데이션(Validation)을 진행중이며, 하반기 증설된 생산량에 대한 상업화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4분기에도 메인 제품인 트룩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가격 인하가 있었느냐입니다.
전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017년 4분기와 비교해 11% 정도 감소했습니다.
2017년과 2018년에서 중요한 것은 셀트리온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가 론칭됐다는 점입니다.
허쥬마의 론칭에 따른 매출 증가분을 제외한 후, 트룩시마의 가격이 지난 3분기보다 추가로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는 점과 재고 조정 마무리됐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셀트리온은 올해 트룩시마와 허쥬마, 램시마SC제형(하반기)에 대한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기에 우려했던 일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은 셀트리온의 실적이 예상보다 다소 충격이었지만, 시장에서 우려했던 악재 반영은 마무리된 듯 합니다.
(궁시렁; 셀트리온 실적을 보니 세수한다고 하더니 `킹콩 샤워`하고 나온 느낌입니다.)
빅 배스(Big bath)라는 표헌을 쓰지 않은 것은 `빅 배스`는 부실자산을 떨어내는 회계 처리이기에 표현을 `킹콩 샤워`로 씁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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