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베트남 기대… 중국 종목별 대응
◇ MAGA 지난해 수익률, 국내 대기업의 3배
투자 대상국과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이후 해외종목투자의 평균 수익률은 국내종목투자보다 2배 이상 높다. 특히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와 같은 미국 기업에 투자했다면 국내 대기업에 투자했던 것보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재테크 수단별로도 해외종목투자 수익률이 단연 높기 때문에 고액 투자자일수록 관심이 높다.
올해도 해외종목투자 여건은 좋다.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은 해외기관일수록 안 좋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진단과 예측지표로 가장 정확하다고 평가받는 국제협력기구(OECD)의 복합선행지수(CLI)를 보면 한국의 경우 21개월 연속 하락하는 가운데 ‘100’ 밑으로 떨어진지 오래됐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 때는 ‘경기 둔화’ 혹은 ‘침체’를 의미한다.
대내외 변수도 녹록치 않다. 대외적으로 보호주의 물결이 누그러지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이 우리 경제에 많이 영향을 주고 있는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빚거나 중국과 친한 국가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 한국도 북한 석탄 수입 문제로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데다 대외정책 기조도 중국에 편향적이다.
내부적으로는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 기업정책도 우호적이지 않다. 가계부채 부담이 위험수위를 넘은지 오래됐다.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 과정에서 당초 예기치 못한 ‘테일 리스크(Tail risk·꼬리 위험)’가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날이 갈수록 노조 파업도 심각하다.
예측기관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내려 잡기 시작했다. 대내외 예측기관의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작년 말까지 평균 2.8%였으나 불과 한 달이 지난 2월에는 2.6%로 하향 조정됐다. 미중 간 무역마찰이 지속돼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경우 2%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 미국·인도·베트남 기대… 중국 종목별 대응
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작년보다 낮긴 하지만 3%대 후반이 유지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우리 국민의 주식투자 접근도가 높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인도, 베트남 등의 성장세가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도 성장률은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경기부양 등의 호재로 종목별로는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화는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각국 간 다른 제도와 규범 등을 통일시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그 토대 위해 ‘가치(Value)’를 창출하는 기업과 금융사가 해외로 진출한다. 투자 대상이 밖으로 나간다면 그것을 목표로 하는 주식 투자자도 따라가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해외종목투자는 환율, 세제, 정보 취득 등에서 국내종목투자보다 어렵다. 한국처럼 해외종목투자 초기 단계에서는 더 그렇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할 투자 여건에서 주식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은 자본주의 본질에 충실하는 길이다. 증시는 자본주의의 본질이 가장 잘 반영되는 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주식을 공급하는 주체는 우량과 비우량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진다. 주식을 사들이는 주체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런 여건에서 최상의 해외종목투자 시나리오는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우량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방안이다. 한 마디로 ‘각국의 삼성전자’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라는 의미다.
◇ 시겔형 기업 찾아라…10년 뒤 돈 되고 20년 뒤 노후 대비 30년 뒤 자녀에게
기업은 새롭게 형성되는 여건에 맞춰 항상 새로운 상품을 찾는다. 그 중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알파 라이징 기업’이다. ‘알파 라이징 기업’이란 현존하는 기업 이외라는 점에서 ‘알파(Alpha)’가, 새로운 평가 잣대에 따라 부각된다는 의미에서 라이징(Rising)이 붙은 용어다.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간 4차 산업혁명 종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속 가능한 시겔형 기업의 주식도 주목해야 한다. 시겔형 주식이란 그때그때 인기주, 주도주와 관계없이 10년 후에 돈이 되고 20년 후에 노후 대비되면서 30년 후에는 자녀에게 상속이 가능한 기업주식을 말한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능력과 생존 수명은 갈수록 짧아지고 추세다.
지금은 리스크 시대다. 1997년 케네스 캘브레이스가 ‘불확실성(Uncertainty) 시대’에 들어갔다고 진단한 이후 40년이 지났지만 미국 버클리대의 베리 아이켄그린 교수는 ‘초불확실성(Hyper uncertainty) 시대’에 들어갔다‘고 할 만큼 투자환경이 복잡해 졌다. 이 때문에 리스크가 적을 때 많이 올라가는 종목보다 리스크가 높아질 때 덜 떨어지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은 주식투자전략이다.
한상춘 /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겸 한국경제TV 해설위원(scha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