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액면분할을 결정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주식을 작게 쪼개 유동성을 높여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결정이었는데요.
하지만, 기대와 달리 주가가 뒷걸음 친 경우도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하면서 ‘주주 잡기’에 나선 상장사들.
주가부양 방안 마련에 한창인데, 그 중에서도 꼽히는 게 바로 액면분할입니다.
실제 올해 들어 액면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총 10곳.
코스피시장에선 화천기계와 풀무원 등 2곳, 코스닥시장에선 삼보산업 등 8곳입니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을 실시하면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낮아진 주식 단가로 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워지고, 이는 곧 매매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9월 액면분할을 결정한(9월7일) 중앙에너비스는 거래를 재개한 첫날(12월6일)엔 주가가 18% 넘게 급락하며 7,100원 선까지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엔 상승세를 나타내며 8,700원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액면분할을 결정한 후 지난해 거래를 재개한 11개 상장사들의 현재 주가를 살펴보면 하락한 곳이 절반 이상(7곳)입니다.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인콘으로, 거래재개일 보다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액면분할이 거래를 활발하게 할 수는 있어도, 기업가치나 주식가치를 끌어올리진 못한다는 반증입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의 경우 액면분할 후 실적 부진과 업황 둔화 등 각종 악재로 주가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액면분할의 저주'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액면분할은) 본질적으론 기업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가가 올랐더라도 향후에 다시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을 많이 보였다. 일반 투자자들은 액면분할에 따른 추종매매를 하기 보단 기업가치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가부양 방안 중 하나인 액면분할.
전문가들은 액면분할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실적 등 기업 펀더멘탈에 기반한 옥석가리기가 우선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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