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미세먼지 대책 고심..."홈쇼핑·배달업계 '수혜'"

입력 2019-03-06 17:09   수정 2019-03-06 18:26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산업분야별 명암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철강과 조선 등 전통적인 산업 영역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 줄이기에 초점을 맞추고 추가 시설을 설비하기 위해 자금을 투입하는 반면, TV 홈쇼핑과 에어컨 등 가전·유통 업계는 내수 판매가 늘면서 매출 올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에 민감한 반도체 산업도 당장의 어려움은 없지만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 철강·조선업, 미세먼지 줄이기 대책 마련 나서

포스코는 오는 2021년까지 친환경 시설 설비에 1조 7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고 2022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35%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의 6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의 배출 저감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포스코에 따르면 발전설비 21기 중 노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6기는 오는 2021년까지 폐쇄하기로 하고 오는 12월 3,500억 원 들여 최신 기술 발전설비 세울 예정입니다.

또, 3,300억 원을 투입해 질소산화물 배출을 낮추는 `선택적 촉매 환원 설비`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포스코는 특히, 철강 생산 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3,000억 원 투자해 40만 톤 규모의 밀폐식 구조물인 사일로를 추가로 설치하고 저감 대책을 강화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울산시와 `미세먼지 저감 자발적 협약` 체결하고 지난해부터 5년 동안 모두 4,200억 원을 들여 감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정부 지침 따라 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경남도청, 거제 시청과 자발적인 협약을 통해 미세먼지 발생 저감 대책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대기 유해 물질을 예방하고 작업장 대기 환경을 수시로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온라인·TV홈쇼핑 `수혜`...미세먼지 관련 제품 `인기`

유통업계에서는 외출하지 않아도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과 TV 홈쇼핑이 수혜를 봤습니다.

이베이코리아는 전국으로 확대된 미세먼지 경보에 최근 5일 사이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등 관련 용품 판매가 전주 대비 최대 7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히고 용품 검색량도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티몬은 2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위생 상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황사 마스크는 1031%, 안구 용품은 274%, 비강과 구강용품은 68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세계 TV 쇼핑은 지난달, 미세먼지 관련 상품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마스크는 150% 이상, 공기청정기는 100%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CJ ENM 오쇼핑은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공기청정기 주문금액은 전주 동기 대비 45%가량 증가했다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후 판매된 위닉스 공기청정기(23일 오후 7시 30분 방송)는 방송 한 시간 만에 약 600대가 판매돼 목표 대비 120%의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물걸레 청소기 주문 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0%가량 증가하는 등 높은 증가세를 보여 3월 중순까지 공기청정기 판매 방송 편성 비중을 33% 더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마트는 올 들어 2월까지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2% 상승했고 특히, 지난달의 경우 매출신장률이 134.2%를 기록해 79.2%를 기록한 지난 1월보다 매출 증가폭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에는 미세먼지 영향이 컸다"며 "공기 청정 기능까지 갖춘 `올인원 에어컨`이 사계절 가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외식 배달 업계도 미세먼지로 인해 주문량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배달의민족은 주말을 포함한 지난 1일부터 3일 사이 주문량을 분석한 결과 약 334만 건으로 전 주보다 7.5%가량 늘어난 358만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봄이 되면 야외활동이 늘어나 주문량이 감소해왔던 것과는 정반대의 추세"라면서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 주문량은 전주에 비해 약 4.5% 가량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배달 업체 요기요 관계자는 "지난 주말 배달 주문량이 미세먼지가 양호했던 지난달 8일부터 10일에 비해 25.4%가량 크게 늘었다"고 말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미세먼지가 심할수록 주문량이 늘어난다"고 분석했습니다.

■ 미세먼지 청정 구역 반도체...클린룸 관리가 `관건`

공정 과정에 침투한 미세먼지가 제품 불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당장은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간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 자체가 진공 상태로 이뤄져 있고 반도체 클린룸은 10여 년 전보다 더 미세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 있는 장비 자체의 내부가 모두 진공상태라고 설명하고 클린룸의 먼지 필터 용량도 과거에 비해 더 여유 있다고 말했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그러면서 "미세먼지가 지속되는 날이 늘어나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로 인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세먼지와 반도체 불량률과 상관관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 "클린룸의 필터는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더 자주 교체하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정 공간인 클린룸을 조성할 때부터 공기를 관리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클린룸의 필터는 0.1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먼지까지 거를 수 있게 설계했다"고 밝히고, "미세먼지는 2.5 마이크로미터(㎛) 이하 수준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로 인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외부 공기 유입이나 사람 출입 등에 따른 오염을 막기 위해 필터 교체 주기를 빨리하고, 에어샤워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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