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페미니즘 논란 딛고 극장가 '싹쓸이'…평일 46만명

입력 2019-03-07 21:48  


영화 `캡틴 마블`이 `페미니즘 영화` 논란 속에서도 극장가를 싹쓸이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일인 전날 46만857명을 불러모으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총 2천16개 스크린에서 1만1천17회 상영한 결과다. 매출액 점유율은 85.6%에 달했다. 이날 극장을 찾은 10명 중 8명 이상은 이 영화를 봤다는 의미다.
`캡틴 마블`은 지구에서 기억을 잃고 외계 종족 크리 일원으로 활약하던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잠재된 힘을 발휘하는 내용을 그린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사상 첫 여성 단독 히어로 영화로, 개봉 전부터 페미니즘에 반감을 지닌 네티즌들로부터 `평점 테러`에 시달렸다. 이들은 이 영화를 `페미 캡틴 마블` 등으로 부르며 일부러 낮은 평점을 주거나 `불매 운동`을 주장하기도 했다.
개봉 후에도 논란은 이어져 네이버 평점 코너에는 6일 하루 동안 7천600여건 평점이 올랐다. 이 가운데 최하점인 1점은 40%, 최고점인 10점이 36%로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남성 평점은 3.79점, 여성 평점은 8.93점으로 확연히 차이가 나 성별 대결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도 영화 댓글이 성별 대결 양상으로 치닫자, 개봉 전 코멘트를 쓰는 게시판을 닫아버렸다.
`캡틴 마블`이 `페미 논란`이 휩싸인 것은 제작진을 비롯해 주연인 브리 라슨이 "위대한 페미니즘 영화"로 말하곤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성 중심 서사뿐만 아니라 제작진 다수도 여성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을 연출한 두 감독 중 한 명인 애너 보든은 마블 첫 여성 감독이다. 더구나 북미에선 `세계 여성의 날`(8일)에 맞춰 개봉한다.
페미 논란과 별개로 브리 라슨의 외모를 지적하는 인신공격성 글들도 이어졌다.
이런 논란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해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누린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개봉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저스 4`)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 점도 마블 팬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본 관객 사이에선 `페미 영화라는 메시지가 없다` `5분마다 페미니즘 떠먹여 주는 영화` 등 평가가 엇갈린다.
`캡틴 마블`의 스크린 독식으로 나머지 영화들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박스오피스 2위인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전날 2만679명을 동원했다. 3~5위인 `사바하` `증인` `극한직업`의 하루 관객 수는 1만여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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