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에 출연 중인 배우 린지(임민지)가 독무대에서도 꽉 찬 에너지를 보여주며 눈길을 끌고 있다. 나라 잃은 슬픈 민족의 마음을 대변하는 ‘설희’의 리얼한 연기와 노래에 박수갈채가 쏟아진 것.
?뮤지컬 <영웅>은 올해로 공연 10주년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더욱더 탄탄해진 스토리와 무대구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우리나라를 위해 용기를 낸 독립군들의 모습을 무대 위 땀을 흘리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보여주고 있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무대부터 꽉 채우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기대감을 가득 채우는 뮤지컬 영웅은 비장한 안중근의 모습과 여유로운 이토의 모습이 대조를 이뤄 공연 초반부터 더욱더 팽팽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에 린지는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역으로 극에 가장 처음 등장하는 조선 시대 여성으로 단번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넘버 `당신을 기억합니다. 황후마마여`를 통해 을미사변으로 황후마마를 잃은 설희의 쓸쓸하고도 그리운 마음을 짙은 호소력으로 보여준 것은 물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조국의 애국심을 뛰어난 발성으로 담아내 더욱더 여운을 남게 했다.
?또한 이번 공연에 `눈 앞에 다가온 순간`을 대체해 새로 추가된 넘버인 `내가 기다리는 것`에서는 달빛 아래서의 독무대로 조국을 되찾기 위한 강인하고도 간절한 설희의 의지가 잘 드러난 대목이었다. 가상 인물이지만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실존 인물처럼 진실되게 소화해 낸 린지는 많은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기도.
?특히 이토 앞에서 펼쳐지는 춤사위와 매혹적인 표정 연기는 이토는 물론 보는 관객까지 매료시켰다. 이어 하얼빈으로 넘어가는 기차 안에서의 `내 마음 왜 이럴까` 넘버는 이토와의 숨 막히는 호흡과 함께 절절한 감성 연기로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독립에 대한 견고한 마음을 담아 노래해 마지막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이어 린지는 이번 공연에 새롭게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출연배우들과 완벽한 호흡은 물론, 극의 마지막까지 무대를 압도하는 가창력으로 ‘설희’가 실존인물이라면 린지가 연기하는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훌륭한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이로써 설희라는 인물을 오랫동안 계속 보고 싶은 캐릭터로 만들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린지의 깊은 감성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뮤지컬 ‘영웅’은 4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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