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시간 노동자 증가에도 '쪼개기 알바' 해석은 엇갈려

입력 2019-03-17 09:32  

1주일 노동시간이 15시간도 안 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지난해 증가했지만,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영세자영업자가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려고 `쪼개기 알바`를 양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관련 통계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난 셈이다.

17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최신호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정근로시간(노동자가 실제 일하기로 정해진 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노동자는 75만6천명으로, 전년(67만9천명)보다 11.3% 증가했다.



보고서는 통계청의 작년 8월 기준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노동자는 휴일에 쉬면서 받는 1일치 임금인 주휴수당을 못 받는다.

지난해 전체 임금 노동자 가운데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인 노동자의 비중은 3.8%였다. 초단시간 노동자의 비중은 조사 대상 기간인 200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초단시간 노동자 증가 폭이 가장 큰 업종은 보건·사회복지업(5만7천명)이었고 공공행정(2만1천명)이 뒤를 이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초단시간 노동자는 각각 9천명, 5천명 감소했다.

초단시간 노동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60세 이상(8만6천명)이었고 40대와 15∼29세는 각각 1만3천명, 2천명 줄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6만8천명, 남성이 9천명 증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의 임동빈 연구원은 "보건·사회복지, 공공행정에 종사하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증가했고 60세 이상 고령층, 여성, 단순 노무직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고령층 증가가 (초단시간 노동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청년층에서는 초단시간 노동자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알바가 급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임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비슷한 해석을 내놨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주휴수당 부담으로 쪼개기 알바가 급증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동결 필요성을 제기하자 이 장관은 초단시간 일자리에 노인 일자리가 많이 포함돼 있다며 "(초단시간 노동자 증가 원인이) 꼭 주휴수당만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자영업자가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쪼개기 알바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추론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 통계적으로 뒷받침되는 추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임 연구원의 지적이다.

임 연구원은 "숙박음식업의 초단시간 노동자가 2017년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최근 들어 월간 기준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세적으로 증가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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