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쇼크'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주 사퇴 카드를 꺼내며 배수의 진을 쳤는데요.
이번주 MOU 연장 여부를 결론지을 채권단은 "퇴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의 금호고속 지분이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수준의 강도는 돼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진퇴양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가 피 말리는 시간 싸움에 내몰렸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운명을 결정지을 MOU 연장건이 이번주에 결론날 전망입니다.
지난해 4월 6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맺은 재무 개선 MOU 시효가 1년인데 따른 겁니다.
'회계쇼크'를 불러일으킨 아시아나항공 최종 감사보고서에선 지난해 부채비율이 연결기준 649%, 개별기준 814%입니다. 금융기관의 대출회수 기준인 1000%를 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MOU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조기 지급해야할 차입금만 1조 2천억 원이 넘기 때문입니다.
채권단은 이번 MOU 체결과 관련해 박 회장의 금호고속 지분 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영상황이 악화된 배경에는 박 회장의 책임이 크다는 판단에섭니다.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아시아나항공은 서둘러 자구안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추가 자산 매각과 비수익 노선 정리, 조직 개편 등 3대 중점 추진과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인터뷰>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은 자구책이 산업은행 쪽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을 거 같습니다. 진행상황을 더 봐야겠지만 자구책이 이게 다는 아닐 거 같습니다."
문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추가로 내놓을 실탄이 많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지난 2년에 걸쳐 대한통운 주식과 광화문 사옥 매각, 일부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해 1차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 같은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지난해 말 기준)은 3조 4400억원. 올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1조 3200억원에 달합니다.
올해 운용리스를 부채로 분류하는 새 회계 기준이 도입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에 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과도한 부채에서 비롯된 아시아나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 처분 외에는 묘수가 없단 지적도 나옵니다.
그러나 그룹 연 매출의 60%를 담당하는 핵심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박삼구 회장이 수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MOU 연장건을 두고 채권단과 피 말리는 시간 싸움은 시작됐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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