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바닥 확인했다"...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

입력 2019-04-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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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앞선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불황과 크고 작은 악재가 겹치면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삼성을 필두로 한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 앞으로 더 어려워 질 건지? 아니면 반등의 기회가 있는 건지? 취재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업황 진단을 해보겠습니다.

    산업부 송민화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송 기자, 삼성전자의 실적에서 알 수 있듯이 반도체 불황이 본격화하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송민화 기자 / 산업부

    올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안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메모리 사업 비수기에 따라 수요 약세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주요 반도체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보다 더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는 프리미엄 제품인 서버D램도 가격이 20% 이상 떨어진 상황인데요.

    대량 구매를 이끌 데이터센터나 대형 고객사들이 계약을 미뤄 재고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현재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탭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반도체 물량 감산 카드를 꺼내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글로벌 점유율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은 재고 조절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5%씩 감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생산량을 줄이면 재고를 소진하고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순 있지만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업계에선 ‘최후의 수단’으로 꺼내는 카드입니다.

    그만큼 안 좋은 시장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반도체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서버 D램에 대해 "1분기 높은 재고 수준과 전통적인 비수기가 도래하면서 상당한 부진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북미 데이터센터 몇 곳이 지난달 발주를 시작했지만, 전체 구매 건수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버 D램 가격은 2분기 20%가량 하락한 뒤 3·4분기에도 각각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업체들이 30% 이상의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대규모 물량을 생산했는데, 주요 수요처에서 구매를 줄이면서 '다운사이클'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Q2. 반도체 부진 근본적 이유?

    그렇군요. 그렇다면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수요에 비해서 재고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 초 PC와 서버 D램 고객사의 재고 분량을 6주일 치로 추정했는데요 지난달 말 기준 재고수준은 7주일 치로 되레 늘었습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2017년 대비 83% 증가한 12조7,630억 원이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67% 증가한 4조4,227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또, 마이크론의 지난해 재고자산도 1년 전보다 38% 증가한 5조 46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들 글로벌 점유율 상위 세 기업의 재고자산 합계는 22조 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나 급증했습니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면서 반도체 시장 악순환이 일어나는 겁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쌓이면 수요처 기업들이 가격 협상에 있어서 상대적인 우위를 갖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판매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재고자산의 가치도 낮아지면서 평가손실로 이어져 실적도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이 에이치 에스(IHS) 마킷은 D램 가격 하락과 수요 약세가 올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계에선 다수 수요처 기업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구매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Q3. 반도체 경기 향후 전망?

    그렇군요. 그래도 대체적으론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네, 시장 분석가들은 대부분 1,2분기는 실적이 안 좋다가 3,4분기로 넘어가면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신증권은 일반적으로 IT 성수기이자 애플 출시 이슈들이 있는 3, 4분기에는 실적이 회복되면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기업 자체적으로 지난 4분기와 올 1, 2분기에 재고 조정 여부가 중요한 변수라고 밝히면서 하반기에 급격한 반등보단 서서히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하반기부터 눈에 띄는 실적 개선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1분기까지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화웨이가 내놓은 새 스마트폰의 시장 반응이 좋다보니 우리나라 메모리반도체 부품 수요에도 증가세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버라이즌 등 미국 통신사가 5G 서비스를 시작한 점도 메모리반도체업황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5G 스마트폰에는 평균 메모리반도체 탑재량이 많기 때문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모바일용 반도체 실적 반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미국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이 최근 반도체 생산 감축을 결정한 점도 업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세계적으로 IT 시장 침체를 이끌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도 무역 협상이 점차 긍정적으로 진행되면서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점도 우리나라 대형 IT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고무적인 상황입니다.

    메리츠종금도 최근 삼성전자의 아마존 반도체 리콜조치로 재고 소진이 빠르게 일어날 수 있고, 올해 반도체 고정가격이 40%가까이 줄어들면서 출하량이 점차 늘고 있어 업황 턴어라운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송민화 기자 수고했습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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