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원인 1위, 흡연 아닌 '이것'"…존스홉킨스대 경고

입력 2019-04-16 20:29   수정 2019-04-17 07:32


미국인들의 허리가 자꾸 굵어짐에 따라, 미국에서 지난 수십년간 예방 가능한 암 발생 원인 1위인 흡연 자리를 5-10년 후 비만이 차지하게 될 태세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종양학자 오티스 브롤리는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해, 1990년대 초반 이래 감소 추세이던 암 사망이 다시 늘어날 위험도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비만과 과체중은 과거엔 심장 질환과 당뇨병에 관련된 것으로 주로 거론됐으나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위암, 췌장암, 결장암, 간암, 폐경기 후 유방암 등 최소 13종의 암에 걸릴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만한 환자는 또한 정상체중 환자보다 암 재발률이 높고 그에 따라 생존율은 낮다. 하지만, 과도한 체중과 암 사이의 이런 관계에 대해 알고 있는 미국인은 약 절반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과잉 체중이 정확히 어떤 기제를 통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연구자들은 장기를 둘러싼 내장 비만에 주목하고 있다.
내장 지방은 단순히 지방 덩어리가 아니라 "대사 활동을 하는 장기"처럼 에스트로겐 같은 호르몬들을 생산하는데, 에스트로겐은 유방암이나 일부 다른 암들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미국암연구소(AICR)는 보고 있다.
내장 지방은 또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단백질 분비를 통해 세포 성장을 촉진해 암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신진대사, 염증, 면역력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암 발생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다나-파버암연구소의 유방 종양학자 제니퍼 리지벨은 설명했다.
미국인 10명 중 약 7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수십년간 과체중 성인 비율은 비교적 변함이 없지만, 비만율은 1960년대 초 남성 11%, 여성 16%에서 지난 2015년 조사에 따르면 각각 38%, 41%로 치솟았다. 과체중은 체질량지수(BMI) 25-29, 비만은 30 이상을 말한다.
허친슨센터의 비뇨기과 전문의 조너던 라이트는 "비만도가 높을수록 암 위험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하고, 과체중과 암 사이에도 연관이 있지만 "비만만큼 강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비만과 가장 강한 관계가 있는 것은 자궁 내막암. 비만이거나 과체중인 여성은 정상 체중에 비해 발병률이 2-4배 높으며, 체중이 늘수록 위험도도 따라 는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간암과 신장암 위험도도 약 2배 높고, 췌장암은 1.5배 높다.
과체중 여부와 상관없이 뱃살이 나오면 결장 같은 암 위험이 커진다.
이에 따라 체중을 줄이면 암 발생이나 재발 위험도 줄어든다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도 여럿 진행 중이다.
지나친 비만으로 인해 비만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암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나, 확증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말했다.
암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선 체중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존 자료들로 보면 5% 감량하면 혈당과 염증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다나-파버연구소의 리지벨은 설명했다.
암 위험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체중 증가를 피해야 하며, 그 핵심은 한끼분 식사량을 줄이고 설탕을 피하며, 야채와 과일, 통곡물, 콩이 많이 든 음식을 먹고,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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