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동연구팀이 북극에서 남극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바다를 배를 타고 다니며 얻은 시료를 분석, 20만개에 달하는 해양바이러스의 유전체(유전정보 전체)를 확보했다.
이는 유전적으로 구분되는 해양바이러스가 약 20만개 정도임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해양바이러스 유전체가 약 1만5천여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 해양바이러스 수가 실제로는 10배 이상 많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영국 엑시터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독일 브레멘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 `타라 오션`(Tara Oceans)은 26일 국제학술지 `셀`(Cell)에 "세계 바다에서 19만5천728개의 바이러스 유전체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전 세계 해양바이러스의 다양성을 담은 일종의 `세계 지도`를 내놓은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아흐메드 자이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원은 "해양바이러스의 카탈로그(안내서)를 확장한 셈"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해양과 해양미생물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는 목적으로 2006년 시작됐다. 연구진은 2009∼2013년 `타라`라는 이름의 배를 타고 세계 바다를 누비며 다양한 해역에서 바닷물과 생물을 모았다. 이후 시료를 12개 실험실로 각각 보내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메타지노믹스`(Metagenomics) 기법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하지 않고도 환경 시료에서 유전체를 분석할 수 있다.
해양바이러스는 바다 미생물에 영향을 미쳐 미생물 생태계 구조를 변화시키고, 미생물들의 대사를 촉진하며 미생물 진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활동은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환경을 개선하는 바다의 능력과 연결돼 있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북극해에서 유독 바이러스의 다양성이 높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크기가 큰 생물의 경우 적도 인근에서 다양하게 서식하고 극지로 갈수록 다양성은 점차 감소한다고 알려졌는데 바이러스의 경우 다르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 생태존을 5그룹으로 나누어 제시하기도 했다.
자이드 연구원은 "이 연구 결과는 북극이 바이러스 다양성에서 알려지지 않은 `요람`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 이 지역이 세계 생물다양성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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