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틀 뒤 계약서를 살펴보니 단말기 가격이 59만9천500원으로 적혀 있었다.
점심시간이라서 곧바로 개통처리가 어렵다는 말에 A씨가 신분증을 맡기고 볼일을 보러 다녀온 사이 업체 직원이 임의로 계약서를 다시 작성한 것이었다.
이처럼 이동통신 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가 해마다 1천건 이상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28일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2019년 3월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6천530건에 달했다.
2014년 1천401건, 2015년 1천253건, 2016년 1천201건, 2017년 1천216건, 2018년 1천181건이었고 올해 들어 3월까지만 278건이 접수됐다.
특히 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 사용자의 피해접수 건수가 1천635건으로 가장 많았고 SK텔레콤은 1천618건, KT는 1천480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2014년에는 접수 건수가 278건으로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적었지만 2017년과 2018년 380건으로 치솟으면서 다른 2개사를 추월했다. 반면, SK텔레콤은 2014년 370건에서 2018년 215건으로 줄었고, KT도 2014년 330건에서 2018년 276건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영업을 중단한 후에도 LG유플러스는 상당 기간 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왔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판매업자가 이동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하위사업자를 유치해 다단계 방식으로 수익금을 받는 휴대전화 다단계는 노인이나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구형 단말기와 고가요금제를 강매하고 보조금을 살포하는 방식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피해구제 신청 사유는 계약 불이행이나 해지, 위약금 등 계약 관련 내용이 4천241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행위 1천222건, 품질·애프터서비스(A/S) 관련 685건의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2천467건은 정보제공이나 상담으로 마무리했고 862건에 대해서는 배상을 도왔다고 밝혔다. 환급은 811건, 계약해지는 732건이었다.
이태규 의원은 "판매업체의 구두약정과 다른 계약조건 때문에 피해를 본 경우 환급이나 계약해지뿐 아니라 별도의 페널티를 부과해 이런 판매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며 "통신사들이 판매량에 집착해 부정직한 판매행위를 방관,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국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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