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30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틀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발생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욕설 건을 4시간 가까이 심의했다.
상벌위는 상대 팀 선수단에 욕설 등의 폭언을 한 김 감독에게 KBO리그 규정 벌칙 내규에 따라 2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벌칙 내규 7조는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심판 판정 불복, 폭행, 폭언, 빈볼, 기타의 언행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케 하면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300만원 이하, 출장정지 30경기 이하 등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KBO 상벌위는 경기장 내에서 선수단에 모범이 돼야 할 감독이 상대 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비신사적인 행위로 경기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경기 운영을 지연시켰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과 이례적으로 사령탑끼리 설전을 벌인 양상문 롯데 감독에게도 상벌위는 엄중 경고 조처했다.
김 감독과 양 감독의 설전은 28일 두 팀의 경기에서 발생한 벤치클리어링 때 일어났다.
두산이 8-2로 크게 앞선 8회 말 2사 1, 2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롯데 투수 구승민의 공에 등을 강하게 맞고 쓰러졌다.
김태형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롯데 공필성 수석코치에게 심한 말을 했고, 이에 격분한 롯데 양상문 감독이 뛰어나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와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이 공필성 코치뿐만 아니라 투수 구승민에게도 욕설이 섞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두산은 김 감독이 평소 친분이 깊은 공필성 코치에게만 심한 말을 했다고 맞섰다.
KBO는 "심판에게 문의한 결과 김 감독이 선수에게도 폭언했다는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당시 TV 중계 영상도 판독했지만, 김 감독이 선수를 향해 무언가를 얘기한 것만으로 이를 폭언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상벌위 결정 하루 전인 29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수빈이 쓰러진 뒤 감정이 격해져 공 코치와 주형광 롯데 투수코치에게 심한 말을 한 건 사실"이라며 "선수에게 직접 욕설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감정 조절을 못한 건 내 잘못"이라며 "양상문 감독님과 롯데 구단, 야구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상벌위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발생한 삼성 김상수 퇴장 건도 아울러 심의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그라운드에 헬멧을 집어 던져 퇴장당한 김상수에게 제재금 50만원을 물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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