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년 전 '별 폭발'로 만들어진 알갱이 찾았다

입력 2019-04-30 23:10  


약 45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되기 이전에 별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우주진(塵·star dust)이 남극대륙에서 수거한 운석에서 확인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30일 미국 애리조나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달·행성 연구소`의 피에르 애네쿠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콘드라이트 운석 안에서 작은 입자 형태로 발견된 알갱이에 대한 정밀분석 결과를 온라인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LAP-149`로 이름 붙인 이 알갱이를 첨단 이온현미경과 전자현미경을 동원해 원자 단위까지 분석했다.
그 결과 산소가 풍부한 규산과 탄소로 된 흑연이 섞인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죽어가는 별에서 나온 물질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LAP-149가 쌍성계의 죽어가는 별인 백색왜성이 낮은 질량의 주계열성이나 적색거성으로 추정되는 동반 별로부터 물질을 받아 주기적으로 폭발하면서 우주로 쏟아낸 물질로 분석했으며, 성간 여행을 거쳐 태양계 형성 권역까지 와 원시 운석에 붙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또 이 알갱이의 탄소 동위원소인 탄소-13(¹³C)이 태양계에서 발견된 어떤 샘플보다도 월등히 높아 진짜 외계에서 온 물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그러나 LAP-149가 가진 원자 규모가 작아 연대측정은 하지 못했다.
달·행성 연구소의 톰 제가 부교수는 "연대측정이 가능했다면 태양계가 들어선 권역이 과거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고 무엇이 태양계 형성을 촉발했는지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 이미지에서 본 것처럼 우리의 존재는 가스와 먼지구름을 압축하고 별 생성을 촉발하며 별 생성 지역을 조성하는 인근의 초신성(supernova) 폭발에 빚을 지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제1저자인 애네쿠르 박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연구는 별 폭발로 떨어져 나온 알갱이가 어떻게 형성되고 움직였는지를 보여줬다"면서 "지구에서는 목격하지 못했을 과정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LAP-149를 갖고 있던 운석은 달·행성 연구소가 확보한 것 중 가장 오염이 덜 된 깨끗한 운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운석은 탄소질 콘드라이트로,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탐사 중인 소행성 `베누`의 물질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에서 태양계 형성 당시의 원시 물질 샘플을 채취해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2023년 귀환하기 전까지는 LAP-149와 같은 희소 물질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가 부교수는 LAP-149가 별이 폭발할 때 만들어진 뒤 태양계 형성 과정에서 살아남아 운석에 섞여 지구로 떨어진 과정을 상기하면서 "이 알갱이를 사라지게 할 수 있었던 모든 과정을 생각하면 놀랄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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