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판 스카이캐슬' 입시비리 주인공은 中제약사 회장 부녀

입력 2019-05-03 14:47  

입시 브로커에게 650만 달러(약 76억원)라는 거액을 내 미국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학에 부정 입학한 이가 싱가포르 국적을 가진 중국 제약회사 회장 부녀로 밝혀졌다.

3일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입시 컨설턴트 윌리엄 릭 싱어에게 650만 달러의 뒷돈을 건네 딸을 요트 특기생으로 부정 입학시킨 장본인은 중국의 제약사 부창(步長)제약 회장인 자오타오(趙濤·53)였다.

자오타오의 딸인 자오위쓰(趙雨思·영어명 몰리 자오)는 2017년 스탠퍼드대학에 요트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결과, 자오타오는 부정 입학을 위해 싱어에게 650만 달러를 지불했다.

650만 달러 가운데 50만 달러는 스탠퍼드대학의 요트 코치에게 건네졌다.

자오위쓰는 요트를 해 본 경력이 전혀 없었지만, 경쟁력 있는 요트 선수 출신인 것처럼 꾸며 스탠퍼드대 요트 특기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자오위쓰는 이번 사건으로 입학취소를 당해 더는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됐다.

미국의 대학 부정 입학 사례에서 수백만 달러의 뇌물 제공 사례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사인 부창제약의 설립자인 자오타오는 18억 달러(약 2조1천억원)의 재산을 보유, 싱가포르 부호 순위 15위에 오른 인물이라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인이던 자오타오는 1990년대 초반 싱가포르에서 침뜸 치료로 유명해져 사업 밑천을 만들었다.

1993년 부창제약을 세워 사업에 성공하면서 큰 부자가 됐고 싱가포르 국적도 얻었지만, 회사가 있는 중국 베이징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화제가 된 입시 비리 사건의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중국에서는 과거 자오위쓰가 자랑삼아 올렸던 동영상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자오위쓰는 스탠퍼드대학 합격 이후 중국의 개인방송 사이트에서 자신을 `미국 대입 수석자`라고 소개하면서 스탠퍼드에 들어간 꿈을 이룬 과정을 한 시간 넘게 설명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입시 비리 사건의 주인공이 중국계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들 부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꿈꾸길 좋아하는 뚱뚱한 호랑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돈을 써서 들어가는 걸 알았으면 조용히 있어야지"라고 비난했다.

다만 자오타오가 싱가포르 국적자인 만큼 비난의 화살이 중국인들에게 쏟아지는 것이 불쾌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누리꾼 `바람을 쫓는 연기`는 자오위쓰의 동영상에 "싱가포르 사람이 우리와 무슨 관계냐"는 댓글을 달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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