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50만 가구가 넘습니다.
하지만 재건축을 진행하면 주변 집값이 오른다는 이유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도시 서울이 점차 낡은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먼저 홍헌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에 있는 시범아파트입니다.
지난 1971년에 지어져 겉모습을 보면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기자 스탠딩>
이 아파트는 지어진 지 50년 가까이 돼 재건축 연한이 한참 지났지만 여의도 통개발에 묶여 재건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7월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스카이라인 형성 등 개발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정부가 집값 상승을 이유로 개발중단을 압박하자 여의도 개발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져 40년이 넘었는데 재건축은 사실상 올스톱입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1979년에 지어진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주민들은 정기적으로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당초 고집하던 49층 높이의 재건축을 35층으로 수정했지만 여전히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값 상승을 잡겠다는 방법으로 재건축을 막고 있지만 결국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공급축소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인터뷰>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선진국들 보게 되면 지속적으로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잘 되도록 하는데 우리나라는 가격의 폭등을 막기 위한 명분으로 막고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는 서울의 아파트 중 절반 가까이는 거의 다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데 이때는 어떻게 할 지 걱정스럽다."
서울의 대표적인 주거타운인 목동 신시가지와 상계동 주공아파트단지에는 그 지역에만 수 만 가구가 거주하는데 이미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무작정 재건축을 미룰 게 아니라 재건축으로 늘어난 주택 중 서민을 위한 물량을 더 확대하는 등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공급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안정적으로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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