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지 닷새 만에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또 발사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북한은 9일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 각각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첫발이 420여㎞를, 두 번째는 270여㎞를 비행하면서 미사일 궤적을 보임에 따라 일단 단거리 미사일로 조심스럽게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2발의 미사일 비행궤적은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 등에 즉각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체가 사거리가 짧고, 2발 모두 고도가 50여㎞로 포착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거리 300∼500㎞에 이르는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보다 비행거리가 짧고, 고도가 낮았다는 점에서 일단 스커드 계열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작년 2월 8일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정점고도가 유사해 이 미사일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전술유도무기는 고도 60여㎞로 240㎞를 비행했다. 전문가들은 이 전술유도무기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을 카피해 개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발사한 2발의 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모두 50여㎞의 정점고도를 찍고 어떤 방식으로 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자세히 공개하지 않아 이스칸데르급 미사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최소 270여㎞, 최대 420여㎞를 비행한 이 발사체의 고도가 50여㎞였다는 비행특성만으로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과 유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북한이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17년 5월 21일 평북 구성 일대에서 고체연료 엔진의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처음 발사했다. 구성은 전차 공장이 있는 곳이어서 전차 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생산하기 쉬운 곳이다.
새로 제작한 TEL을 이용해 단거리 대함용 탄도미사일 또는 단거리 크루즈(순항) 신형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한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최적화된 고도 또는 고각 발사로 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점점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것으로 미뤄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어찌 됐건 군 당국은 북한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지 닷새 만에 미사일 추정 발사체로 `위협 수위`를 격상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을 때만 해도 `도발이 아닌 훈련차원`이라며 맞대응을 자제해왔다. 작년 4·27 남북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어렵사리 조성된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그러나 군은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두고 미사일 추정 발사체로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군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 `저강도 무력시위`를 했으며, 추가로 이런 형태의 저강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과 비핵화 협상의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도발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연말까지 협상 카드를 높이고자 이번과 같은 행동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대화의 끈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도발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