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결국 인간에게 돌아오나…산소생산 박테리아에도 영향

입력 2019-05-15 19:04  


플라스틱 쓰레기가 인간이 호흡하는 산소의 10%를 책임지고 바다 먹이사슬을 지탱하고 있는 해양 박테리아에게도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래나 거북의 위를 채우거나 갈매기의 목을 휘감는 등 바다 생물에 대한 개별적인 해악을 넘어 해양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호주 매콰리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분자과학과의 사샤 테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이 바다의 광합성 박테리아인 `프로클로로코쿠스(Prochlorococcus)`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 최신호에 실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두 종의 프로클로로코쿠스를 식료품을 담는 데 흔히 이용되는 플라스틱 백과 PVC 매트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이 화학물질들이 프로클로로코쿠스의 성장과 광합성, 산소 생산 등을 저해하고 유전자 발현도 바꿔놓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프로클로로코쿠스 한 종은 PVC 매트에서 나온 화학물질에 노출된 지 24시간 만에 산소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백과 PVC 매트를 인공 바닷물에 닷새간 담가 화학물질이 흘러나오게 했다.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이 해양 미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클로로코쿠스는 바다에 가장 많이 퍼져있는 광합성 박테리아로 해양 먹이사슬을 지탱하고 지구 전체 산소 생산의 1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리사 무어 박사는 성명을 통해 "플라스틱은 해양환경을 다양한 화학물질로 오염시킬 수 있지만 큰 해양 동물들이 받는 플라스틱 쓰레기 피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이 숨 쉬는 열 번의 호흡 중 한 번은 이 박테리아 덕분인데 인간이 만든 오염물질에 이 작은 생명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테투 박사는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오염이 바닷새나 거북 등과 같은 큰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넘어 해양 생태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면서 "플라스틱 침출수 오염이 바다에서도 미생물에게 같은 충격을 주는지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에 매년 13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으며, 갈수록 악화해 2050년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물고기를 압도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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