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이후 중동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 주의 서(西)쿠르나-1 유전에서 자사 직원을 전원 철수했다고 아랍에미리트(UAE) 일간 더내셔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소식통을 인용해 "엑손모빌이 직원과 시설의 안전을 위해 소개(疏開) 대책을 가동했다"라며 "이는 전세계 파견된 우리 직원과 시설에 적용되는 기준이다"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관련 소식통을 인용, 이 유전의 비(非)이라크인 직원이 17일과 18일 이틀간 모두 항공편을 이용해 UAE 두바이로 피신 중이라면서 원유 생산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의 주요 유전지대인 바스라에는 로열더치셸, BP, 러시아 루쿠오일, 이탈리아 에니(Eni) 등이 이라크 정부와 계약을 맺고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로열더치셸은 더내셔널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바스라는 주민 대다수가 시아파인데다 이란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이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곳이다.
앞서 미 국무부는 15일 이라크 주재 외교공관에서 비필수 업무를 하는 자국 공무원에 대해 철수령을 내렸다.
미국은 이란이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조직을 통해 미국인과 미국 시설, 군기지 등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자국민 보호 조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필요 이상으로 이란 위협을 과잉 해석해 위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라크 내에서 어떤 나라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OPEC 지도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증산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알팔리 장관은 사우디 제다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주요산유국의 산유량 감시를 위한 장관급 공동위원회(JMC 또는 JMMC)를 하루 앞두고 "우리는 시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라면서도 "자료를 보면 원유 공급량이 부족하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유 재고량이 계속 오른다는 게 모든 시장 분석 결과다"라며 "매주 미국의 자료를 보는 데 (미국의) 재고량이 크게 오른 걸 보면 공급이 충분하다는 게 명확하다"라고 설명했다.
알팔리 장관은 "OPEC은 산유량과 관련해 6월 말까지 어떤 결정도 하지 않겠다"라고 말해 현행 감산 합의를 예정대로 6월까지 지키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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