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한번 해보세요"…테스트베드 된 공유주방

입력 2019-05-24 17:11  



    <앵커>

    식당을 새로 차리려면 설비투자는 물론 임대료까지 돈 들어 갈 곳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하지만 창업에 실패하면 투자한 돈은 거의 날릴 만큼 위험도 큰 게 사실인데요.

    최근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주방을 나눠쓰는 공유주방을 통해 먼저 창업 실험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정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얼마 전 빵집을 연 오유진씨는 처음부터 공유주방에서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해부터 메뉴 개발과 실험을 시작해, 올해 1월부터는 이 건물 1층에 있는 카페에 빵을 납품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빵집은 창업하는 데 돈이 많이 드는 데, 공유주방을 쓰면서 필요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유진 / 공유주방 입점 업체

    "상권이 좋은 지역은 월세가 천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다가 기계나 설비들도 1~2천을 훌쩍 넘어버리니까.. 그런데 여기서는 월 220에 기계도 사용할 수 있고 전기세 수도세 이런 것도 여기서 다 지원해주고, 월세에 포함돼있어서 큰 이점이 있죠."

    오 씨가 처음 시작했던 이 공유주방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지만, 시간당 1만원대의 이용요금만 내면 쓸 수 있어 창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100평 규모인 공유주방을 쓰는 업체는 모두 100여곳인데 이 중 2/3은 새로운 사업을 준비중인 창업자들입니다.

    <인터뷰> 정고운 / 공유주방 ‘위쿡’ 팀장

    “음식점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메뉴 같은 공간 메뉴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찾으러 저희한테 많이 오세요. 잼하나만 만들어서 팔려고 해도 무조건 영업허가를 받은 공간을 먼저 빌려야 했거든요. 그게 그 상품만 봤을 때는 창업자에게는 큰 리스크에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래서 굳이 공간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시작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게...”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 공유주방은 배달전문 업체들만 모여있습니다.



    여덟 곳이 주방을 나눠 쓰며 공간을 최소화 해, 강남의 높은 임대료 부담을 낮췄습니다.

    마케팅은 배달앱을 이용하는데, 함께 배달비나 수수료 협상을 하다보니 비용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기영 / 배달전문업체 점주

    "단일매장으로 배달업체와 계약하게 될 때는 파워가 약해지는데 8~10개 매장이 합쳐서 일괄적인 계약이 되다 보니까 수수료 측면에서 할인을 해주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한경진 / 배달전문업체 점주

    "공유주방을 이용해서 배달을 전문으로 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고, 또 배달앱에 저희 매장이 노출이 되면서 홍보효과도 같이 발생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식점을 열면 4곳 가운데 3곳이 5년 이내에 문을 닫는 상황, 공유주방이 외식업 창업의 실패를 줄이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h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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