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계 "전송장비서 화웨이 제품 배제 안해"

입력 2019-05-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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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업계가 미국의 화웨이(華爲) 제품 배제 방침에도 보안 문제가 없는 유·무선 전송 장비에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미·중 간 무역 전쟁이 한창인 점을 고려해 신규 장비로 화웨이 제품을 채택하는 것은 자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롱텀에볼루션(LTE·4세대 이동통신) 무선 기지국 중 3분의 1가량에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LTE와 5G 간 호환성 때문에 화웨이 무선장비를 들여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한 미군 주둔 지역에서는 2013년부터 화웨이 유·무선 장비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유선 장비의 경우 전송망 장비 일부에서 화웨이를 쓰고 있지만, 개인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취급하는 코어망(고속기간망)에서는 삼성전자와 시스코 장비만 쓰고 있다.

가입자 식별 등이 이뤄지는 네트워크의 중심인 코어망과 달리 전송망은 암호화된 정보의 이동통로 역할을 해 보안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KT와 SK브로드밴드 등도 유선 전송망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화웨이를 배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KT는 LTE와 5G 기지국에는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지만 유·무선 전송 장비에는 화웨이 제품을 일부 사용하고 있다.

유선망이 가장 많은 KT는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전송 장비가 정보를 모으거나 경로를 지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 과정에서 해킹되거나 정보가 유출될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무선망 전송 장비에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할 방침은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의 경우 LTE 무선망 전송 장비 극히 일부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노키아와 삼성전자, 에릭슨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유선망 전송 장비 일부에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기간망이 아닌 전송 장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통신업계의 유선 전송망 이원화 과정에서 화웨이 장비 채택에 소극적인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원화 과정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10여개 장비업체 제품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미국 시에나, 시스코, 핀란드 노키아 등을 중심으로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핀란드 노키아와 국내 업체 코위버의 L3스위치를 쓰고 있으며 KT는 미국 인피네라와 계약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반발 우려에 공개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는 못하겠지만, 미국 때문에 당분간 통신장비 입찰에서 화웨이 제품을 선택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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