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를 정말 몰아내려면…공유경제의 두 얼굴 [한입경제]

유오성 기자

입력 2019-05-31 10:57  

    승차 거부하지 않기, 안전운전 하기, 승객에게 말 걸지 않기.

    요즘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중개 플랫폼 몰아내는 방법입니다.

    택시기사들이 카풀과 타다에 크게 반발하자 누리꾼들이 택시의 불친절함과 서비스 질 저하를 비판하고 나선 건데요.

    대량생산과 과잉소비를 해결한다던 착한 공유경제는 어쩌다 사업자들의 공공의 적이 됐을까요?

    사실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없던 시절에도 우리는 일상에서 공유경제를 쉽게 접해 왔습니다.

    자동차를 나눠 타고 커피를 한 잔 사준다거나, 친구의 책을 돌려보고 고맙다는 의미로 우유 하나를 사주는 식이죠.

    하버드 대학의 로렌스 레식 교수는 이런 식의 금전적 대가 없이 사회적 관계를 보상으로 받는 형태를 공유경제로 정의했습니다.

    공유 중개 플랫폼은 여기에 금전적 보상을 추가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보상을 택해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지인에 한정됐던 공유경제 범위가 확대되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영역과 충돌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기존 사업자들은 돈 들이고 시간 뺐기며 겨우 영업허가 받아냈는데 공유 플랫폼을 이용하면 번거로운 절차 없이 영업 할 수 있으니 억울함이 생길만도 하죠.

    이런 이유로 공유경제에 반대하는 생존권 투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와 투쟁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공유경제를 몰아내는 건 가능한 걸까요?

    대표적인 승차공유 플랫폼 우버와 리프트는 증시 상장에 성공했고, 에어비앤비도 올해 기업공개를 앞두는 등 공유경제는 이미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의 우버 그랩은 승차공유 생태계를 활용해 음식배달(그랩푸드)과 물류배달(그랩익스프레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심지어 모바일 결제 시스템 ‘그랩 페이’를 통해 신용카드가 없는 동남아인들을 자신들의 생태계로 빨아들이고 있죠.

    다만 기존 사업자들에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사실은 한껏 달아올랐던 공유경제 거품이 한 차례 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장에 성공하긴 했지만 우버와 리프트의 주가가 폭락했고, 이들 플랫폼의 기사들은 저임금 문제를 지적하며 파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또 현재로선 공유경제가 숙박업과 운수업 등 전통산업의 서비스를 대체할 뿐 혁신을 주도할 새로운 산업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죠.

    이 처럼 공유경제는 처음의 기대와 달리 아직 이상적이고 완벽한 모델은 아닙니다.

    하지만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 들 수 있었던 것은 기존 사업자들이 제공하지 못한 서비스와 그 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가치들을 보여줬기 때문 아닐까요?

    《한입경제는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 현상들을 이해하기 쉽게 한 입 크기로 풀어주는 동영상 콘텐츠 입니다. 평소 궁금하거나 헷갈렸던 경제 이슈, 순식간에 설명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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