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이론 입증한 100년 전, '개기일식'이 있었다

입력 2019-05-29 20:43   수정 2019-05-29 20:45


100년 전 오늘 달이 태양을 가린 개기일식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구와 달, 태양이 일직선에 놓이는 개기일식은 때가 되면 주기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이 개기일식은 별빛이 태양의 중력으로 굴절된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현대 물리학의 일대 전환점이 됐다.
이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옳다는 점을 입증함으로써 그를 현대 물리학의 총아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29일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아이작 뉴턴의 시대를 마감하고 아인슈타인 시대를 열게 된 일반 상대성 이론 입증 100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축하 행사와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개기일식 관측이 이뤄진 아프리카 서부 연안의 프린시페(Principe) 섬과 브라질의 소브라우(Sobral)에서는 강연과 세미나, 행진, 만찬 등이 주내 계속되며, 29일에는 화상연결을 통해 통합 행사도 열린다.
개기일식 관측 결과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영국 런던의 왕립 천문학회에서는 아인슈타인과 프린시페 원정대를 이끈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 등이 극 중 인물로 등장하는 특별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이처럼 요란한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일반 상대성 이론이 현대 물리학에서 갖는 의미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뉴턴은 중력이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규정했지만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이론을 통해 시공간이 질량의 영향으로 휘어진다는 당시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했고, 태양을 지나는 빛이 중력으로 휘어지는 것을 통해 처음 입증됐다.
이를 시작으로 중력파가 검출되고 올해는 처음으로 블랙홀의 이미지가 포착되는 등 몇몇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0년간 상대성 이론의 상당 부분이 실제 관측을 통해 확인됐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 특수 상대성이론을 발표했으며 이를 발전시킨 일반 상대성이론을 정식으로 출간한 것은 1915년이다. 이보다 훨씬 전인 1911년에 이미 태양의 개기일식을 통해 별빛의 굴절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의 포화에 휘말리면서 몇 차례의 관측 기회가 무산되고 결국 전쟁이 끝난 뒤에야 실제 관측이 이뤄졌다.
아인슈타인은 9월에야 처음으로 초기 관측 결과를 들었으며, 11월에 영국 왕립학회에서 공식 발표된 뒤 런던타임스가 `우주의 새 이론: 뉴턴식 사고 폐기되다`는 제목으로 1면에 올리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과학자로 도약했다.
올해 100주년 행사에서는 개기일식을 관측한 소브라우팀의 역할을 재평가하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에딩턴이 이끄는 프린시페 원정 관측팀이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기일식을 포착한 사진이 흐릿하고 별빛도 거의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프랭크 다이슨 경(卿)이 이끄는 소브라우팀이 일반 상대성이론을 입증하는데 더 큰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브라우팀은 프린시페 원정대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예비적 성격이 강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브라질 내에서만 인정되고 있는데, 브라질 천문학계에서 이번 기회에 잘못 알려진 점을 바로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물리 역사학자 대니얼 케네픽도 최근 학술지 `네이처 물리학(Nature Physics)`에서 "다른 천문학자들의 역할이 에딩턴과 아인슈타인의 명성으로 가려졌다"고 표현했다. 1919년 개기일식 관측을 다룬 `의혹의 그림자가 한 점도 없는(No Shadow of a Doubt)`의 저자이기도 한 케네픽은 파리에서 열리는 관련 행사에서 같은 주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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