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기자들 향해 "걸레질하네"…자유한국당 '막말' 릴레이

입력 2019-06-03 17:05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막말 경고장`에도 불구하고, 한선교 사무총의 막말성 발언이 또 나오면서 황 대표의 경고가 무색해진 모양새다.
황교안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항상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深思一言),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당내 의원들의 막말이 `위험 수위`에 올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치고 청년·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을 꾀하는 상황에서 잇따라 터져 나오는 막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고위가 끝난 뒤 한선교 사무총장이 회의장 밖에 앉아있던 기자들을 향해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먼. 걸레질을 해"라고 언급하면서 막말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한 사무총장의 발언은 황 대표와의 질의응답을 위해 한 기자가 엉덩이를 복도 바닥에 댄 채 앞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나온 것이다.
다만, 한선교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열악해 고생한다는 생각에서 한 말로 상대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한 사무총장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회의 도중 당 사무처 직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가 당 사무처의 비판 성명이 나오자 결국 사과한 전력도 있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한국당의 막말 논란은 황 대표 취임 전인 지난 2월 8일 김진태·이종명 의원 주최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가 시발점이라는 분석이다.
김순례 의원이 이 자리에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말하고, 이종명 의원은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는데, 시간이 흘러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한 것이다. 결국 김 의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을, 이 의원은 `제명` 조치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는 유가족 폄훼 발언이 나왔다.
차명진 전 의원은 4월 15일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정진석 의원은 5주기 당일 `받은 메시지`라며 "이제 징글징글하다"고 페이스북에 적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차 전 의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 정 의원은 `경고`에 처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11일 한국당의 대구 장외집회에서 "(대통령 특별대담 때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받았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달창`은 일부 극우 네티즌들이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속되게 지칭하는 용어로, 며칠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달구기도 했다.
뒤를 이어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16일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사과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참사와 관련해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자 한국당 내부에서마저 "국민적 신뢰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선교 기자들 향해 걸레질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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