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제15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입상한 유치엔 쳉의 앨범 [차이코프스키]가 국내에서 6월 5일 음반으로 발매된다.
콩쿠르에서 인정받은 유치엔 쳉의 바이올린 실력과 러시아 음악에 통달한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지휘하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어우러져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곡 특유의 감성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을 넘어선 클래식계의 스타가 된 것처럼 유치엔 쳉 또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입상 이후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에서 유치엔 쳉이 ‘대만의 조성진’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가 콩쿠르의 최종 라운드에서 연주한 곡이 바로 이번 앨범에 수록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유치엔 쳉의 도이치 그라모폰 데뷔 앨범 [Reverie(몽상), 2017년 발매] 이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첫 음반 [차이코프스키]의 수록곡으로는 자연스럽게 <바이올린 협주곡 D 장조, Op.35>이 낙점됐다.
낭만주의적 요소와 웅대함이 함께 담겨 많은 사랑을 받은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생전에 작곡한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열정적이면서도 심오한, 다소 복잡한 감성을 자랑하는 게 특징인데, 그렇기에 극한의 기교와 표현력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유치엔 쳉은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극적 요소의 완급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콩쿠르 이후에도 그는 “협주곡을 연주하면서 사용한 다양한 접근방식들을 비교해 보며 곡에 대한 해석을 끊임없이 발전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유치엔 쳉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곡들을 연구해왔듯 차이코프스키 역시 바이올린 협주곡을 위한 그만의 여정을 걸었다. 앨범의 수록곡 <우울한 세레나데, Op. 26>와 <왈츠 스케르초, Op. 34>도 바이올린 협주곡 걸작에 이르기 위한 과정 중에 작곡된 곡들이다. 두 곡 모두 아름다운 멜로디가 흐른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우울한 세레나데, Op. 26>는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서정성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왈츠 스케르초, Op. 34>는 경쾌함과 유머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바이올린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시도와 협주곡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정서와 테크닉의 탐구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 곡들이 있었기에 오래도록 사랑받는 바이올린 협주곡이 탄생한 셈이다.
이미 차이코프스키 곡에 있어 최고의 실력을 입증받은 유치엔 쳉의 연주와 더불어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지휘하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앨범의 완성도를 한층 더 드높인다.
어릴 적부터 플레트네프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자란 유치엔 쳉은 “그의 연주와 마찬가지로 지휘 또한 매혹적이고 유려하며 자연스러웠다”며 “믿을 수 없을 만큼 열정적으로 연주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놓치지 않는 플레트네프와 단원들의 모습에 감명 받았다”는 말을 남겼다.
한편, 유치엔 쳉은 앙상블 디토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을 찾는다. 6월 19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시작해 용인, 부평을 거쳐 29일 고양아람누리에서 마지막을 장식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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