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환율, ‘7위안’ 돌파 촉각]
위안화 가치 하락 논쟁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입니다. 중국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중국인민은행은 11일, 어제였죠, 위안화 기준치를 달러당 6.8930위안으로 소폭 절하해 고시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일부러 떨어뜨리는 시장개입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불만입니다. 실제 지난 5월 10일,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5월 한 달 동안 위안화 가치는 2.5% 정도 급락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그래프에서도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에 매우 근접해 있는 점을 확인해 보실 수 있고요, 이는 2008년 이후 약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것도 이 표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1년 전인 6.3위안에서 6.9위안으로 움직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중국의 환율정책을 비판했습니다.
달러당 7위안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주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의 발언이 촉발했는데요, 그는 “위안화 가치는 특정 레벨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환율정책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까지 떨어져도 중국 당국이 방어하지 않고 용인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위안화 채권의 수익률 곡선을 개선하기 위해 6월 하순 홍콩에서 위안화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인민은행이 직접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인민은행이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는 건 지난해 11월 이후 네 번째입니다. ‘중앙은행증권’이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으로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인데요, 이를 통해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하고 홍콩 역외 외환 시장에서 위안하 절상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강 총재의 발언과 달리 결국 인민은행이 직접 나서서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경계선인 달러당 7위안을 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입니다.
위안화 가치에 대한 전망은 이달 말로 예정된 G20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을 기점으로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G20 회의에서 양국 정상의 논의 결과에 따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선을 돌파하거나, 7위안 선 아래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위안화 환율이 3개월 내에 달러당 7.05위안에 도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위안화 절하 지적에 만족할 만한 조치를 발표하지 않는다면 양국의 환율전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계속되는 위안화 가치 하락 논쟁, 계속 팔로우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中 인민은행, ‘금’ 사고 ‘美 국채’ 매도]
중국 인민은행이 안전자산인 금을 6개월째 사들이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의 5월 금 보유량인 약 1916톤, 즉 6161만 온스로 전월보다 15.86톤 늘었습니다. 우리 돈 약 95조 원 수준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째 순매수 행진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벌이면서 내수경기 침체에 대비해 꾸준히 안전자산을 확보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헬렌 라우 아르고너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달러 자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속도라면 중국이 약 150톤, 529만 온스 정도의 금을 사들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중국이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과 달리 미국 국채 보유량은 반대로 축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은 미국 국채 204억 5000만 달러어치를 팔았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포트폴리오 변화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같은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다방면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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