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A 원년보컬 김현정이 20년 만에 솔로로 나섰다.
김현정은 지난 14일 오후 6시 디지털 싱글 ‘헤어지는 날 비가 내리면’을 발표했다.
그는 2016년 JTBC ‘슈가맨’에 출연해 완벽한 라이브 무대와 폭발적인 고음을 선보이며 다시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스페이스A로 KBS1 ‘열린음악회’, 라디오 등에 출연했다. 특히 데뷔 이후 20년 만에 첫 솔로 음반 활동을 예고해 음악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신곡 ‘헤어지는 날 비가 내리면’은 김현정이 기존의 보여줬던 댄스와는 다른 감성 발라드로 먼데이키즈 이진성, 한상원 작곡가가 만든 곡으로 오직 김현정의 느낌으로 선택했다.
1990년대 후반 ‘섹시한 남자’, ‘성숙’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스페이스A 김현정은 새 소속사 드림오브베스트에 둥지를 틀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확고한 음악적 정체성을 담아낸 김현정의 끊임없는 도전에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김현정과의 일문일답]
Q : 솔로 컴백 소감은.
A : 너무 좋아요. 오랜 만의 무대가 많이 재미있었어요. 동생들과 같이 하고 싶었지만 다들 각자의 삶이 있어서 여의치 않았어요. 내가 먼저 출격해서 활동하고 대중의 기억을 꺼내고 길을 열어두면 언젠가 동생들과 함께 활동 하는 때 조금 더 수월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있어요.
Q : 첫 솔로 음반이다. 이유가 궁금하다.
A : ‘슈가맨’이 아니었더라면 평범한 주부로 지내고 있었을 거예요. 사실 ‘슈가맨’ 섭외요청 때 나가지 않으려 했어요. 지금으로도 충분히 좋았고, 18년 전 나에 대한 대중의 기억, 그 환상들을 굳이 깨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막상 출연하고 보니 있는 그대로, 지금의 나를 좋아해주셨어요. 더욱이 무대 위에서 내가 왜 가수였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껏 아이들 육아에 혼신을 다하다가 공연하는 것, 누구의 엄마가 아닌 내 이름으로 있는 순간들이 모두 새로운 에너지가 돼요.
Q : ‘헤어지는 날 비가 내리면’ 소개.
A : 이별하는 날 비가 오는 풍경이에요. 비가 그치면 상대와 관계가 완전히 정리됐으면 하는 마음을 그린 곡이죠. 십여 곡 중 신중하게 결정했어요. 사실 제 느낌대로 골랐어요. 원래 남자키였던 곡인데 나와 잘 맞겠다 싶어서 여자키로 바꿔봤죠. ‘헤어지는 날 비가 내리면’을 만들어주신 분들도 여자키로 바꾼 곡을 듣더니 ‘이 곡이 이런 느낌이었구나’ 할 정도였어요. 창법도 나와 맞았어요. 무턱대고 내 노래와 상관없이 요즘 노래 유행으로 갈래요 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Q : 감상 포인트는.
A : 우선은 비라는 단어가 가사가 있기 때문에 차 한 잔 하면서 들으면 좋은 노래예요. 멜로디와 가사에 집중해서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Q : 댄스곡이 아닌 감성 발라드를 선택한 이유는.
A : 사실 처음 노래를 시작 하면서 댄스를 할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어요. 스페이스A를 그만 두고 공부를 하면서 발라드를 하고 싶었어요. 활동 당시에는 나름 스스로 노래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공부를 하면서 현실을 깨달았죠. 그러면서 저에게 발라드가 맞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Q : 스페이스A 첫 제작자인 드림오브베스트 이병두 대표와 손잡았는데.
A : ‘슈가맨’ 이후 공연에 목말라 개별 활동을 하기도 했어요. 이 대표님이 업무 관계를 넘어 인간적인 관계로 자신을 아끼고 지원해줬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어요. 이 대표님 덕에 스페이스A가 잘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함께 하고 싶었어요.
Q : 김현정에게 스페이스A의 의미는.
A : 제가 노래를 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팀이에요. 그리고 멤버들이 많이 교체되어 안타까운 그룹이기도 하고요.
Q : 남편 내조와 11살 아들, 8살 딸 육아로 컴백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A : 신랑이 ‘슈가맨’ 전에는 활동하는 걸 달가워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슈가맨’ 이후에 노래 연습하고 간간이 공연하는 걸 보면서 에너지를 찾았다고 생각해주더라고요. 일상에서 벗어난 내가 집에 와서도 더 열심히 하니까 그 모습이 좋았다고요. 만약 집에 와서 밥도 안하고 살림을 소홀히 했다면 달랐겠죠. 그러지 않고 양쪽에 더 열심히 하니까 본인이 많이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부터도 많이 도와줬어요. 가정주부였을 때나 일할 때나 잘 도와주는 남편이에요. 굉장히 다정하고 잘 챙겨주고 가정적이고 애들하고도 잘 놀아주고. 결혼 12년차인데 여전히 달달해서 다들 아직도 신혼 같다고들 해요. 그동안 아이들에게 제가 무슨 일을 했었는지 알리지 않았어요. ‘슈가맨’을 통해 학교와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도 알게 됐죠. 가수로,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갈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Q : 성적에 거는 기대는.
A : 대표님께서 요즘은 음원차트 100위 안에 드는 게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욕심은 안 내려고요. 아직까지 ‘내가 가수다, 나는 연예인이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내 기준에서 가수는 ‘거리의 10명 중 9명은 알아봐야 가수’라고 생각하고 ‘적어도 10년 이상 한길만 걸어야 한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너 가수잖아’ 해도 웃게 되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대중에 폭넓은 사랑을 받는, 오래도록 팬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Q : 팬들에게 한마디.
A : 묵묵한 응원에 내가 이렇게 대우를 받아도 되나 싶어요.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도 아닌데 잊지 않고 찾아와주는 것에 감사해요. 덕분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노래할 수 있는 날까지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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