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바닥론' vs '신중론'

신재근 기자

입력 2019-06-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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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반도체 경기의 회복세가 더딘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한때 반도체 업황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으나 현재는 신중한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합니다.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 회복 시점을 언제로 예상하는지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반도체 종목 주가 흐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먼저 KRX 반도체 지수부터 살펴보면요.

    여기에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해 모두 34개 종목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지수는 지난 5월 한달 동안만 13.5% 하락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도 지난 12일과 13일 각각 2.12%, 1.24% 하락한 것을 비롯해 3거래일 연속 떨어지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이는 지수에서 약 19%의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부진했기 때문인데요.

    실제 이달 들어 AP시스템, 서울반도체, 신성이엔지 등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음에도 SK하이닉스가 2주 동안 3.3% 내리며 KRX반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도체 업황 회복이 더딘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먼저 반도체 가격 하락을 꼽을 수가 있습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PC 디램의 주력 제품인 DDR4 8Gb 제품의 계약 가격은 3.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월 대비 6.7% 줄어든 수치이고,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 8.19달러와 비교해서는 57% 하락했습니다.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인 128Gb MLC(Multi Level Cell) 고정 거래 가격은 전월과 비교해 약 1.3% 하락한 3.93달러에 머물렀습니다.

    여기에 고객들의 수요 부진, 특히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발생한 화웨이의 재고 조정이 맞물리며 판가 하락이 짙게 진행됐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3분기부터 디램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일시적으로 스마트폰 수요와 디램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미·중 무역 갈등이 반도체 경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시장에선 언제쯤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빨라야 내년 1분기 혹은 2분기를 반도체 경기 바닥으로 보고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수급은 내년 1분기까지 추가 악화될 전망"이라며 내년 2분기를 반도체 경기 바닥으로 제시했습니다.

    SK증권은 "내년은 수요 개선의 모멘텀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전반적인 수요 개선으로 DRAM 가격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출하량 기준으로는 올 4분기, 제품 가격 기준으로는 내년 상반기에 반도체 업황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종합하면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화웨이발 이슈로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올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화웨이 이슈가 반도체 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관점을 달리 보면 화웨이 제재로 인해 수혜를 보는 국내 업체가 있을 것 같은데요.

    또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해 원가 절감 등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입니다.

    어떤 기업들이 있나요?

    <기자>

    화웨이 제재로 인해 단기적 수혜 종목으로 거론되는 기업은 삼성전자입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비메모리 사업 중 파운드리 부문의 수혜가 두드러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는데요.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견제로 인해 일부 미주 고객들이 삼성전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퀄컴에 파운드리 수주를 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공장 증설로도 이어질 수 있는데요.

    비메모리 인프라 업체인 에스티아이와 유니셈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은 휴맥스입니다.

    이 기업은 셋톱박스를 주로 제조하는데요. 여기에 반도체가 쓰이는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 원가 부담이 줄어들어 그만큼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습니다.

    증권 업계에선 휴맥스가 올해 메모리 반도체를 구입하는 데 있어 약 44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 엘비세미콘, DB하이텍, 리노공업, 원익IPS, 피에스케이, 유니테스트, 테크윙이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정리하면 증권업계에선 3분기는 비메모리를, 4분기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을 감안한 대응을 조언합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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