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출사표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중국과 공정한 합의 바라 [월가브리핑]

입력 2019-06-20 08:05  

    [6월 20일 목요일 월가브리핑]

    [트럼프 재선 도전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18일,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오전에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재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어제 월가브리핑에서도 공식 홍보 캠페인 영상을 함께 보면서 출정식 전의 열띤 분위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예상대로 역대 대선에서 초박빙의 승부수를 펼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플로리다가 “KEEP AMERICA GREAT!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는 문구로 물들었습니다. 첫 번째 대선에서 “MAKE AMERICA GREAT AGAIN”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그 위대함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건데요, 어제 재선을 공식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함께 살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유지할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오늘 밤 미국 대통령으로서 재선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개시하기 위해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로써 제 46대 미국 대통령을 뽑을 2020년 11월 3윌 대선을 향한 대장정이 막을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20분 정도 진행된 어제 출정식 연설에서 그동안 자신이 이룩한 경제와 외교, 이민정책 등의 성과를 거론했습니다. 특히 주가 상승과 실업률 하락 등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며 “우리의 경제는 전 세계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번창하고 있으며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아마도 우리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기록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걸 이뤄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CNN은 약 76분의 연설 동안 15번의 거짓 주장이 있다고 비난하며 에너지, 러시아, 중국, 실업률 등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기에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상대적으로 잘 달려왔습니다. 주식시장은 호황을 보였고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0년째 경기확장을 보여주고 있죠.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승리한다면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시장 붕괴를 겪게 될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미국 주식시장 호황을 이끌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한 겁니다. 그런데 블룸버그가 지난 7~12일 실시한 경제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한 달 전 25%에서 30%로 높아졌다고 합니다. 경제지표 둔화가 이어지고 있고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기업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기사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10년 동안 미국의 경기가 확장세를 이어왔지만 “아무도 파티를 하지 않는다”라고 표현이 되어 있죠?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입니다.

    [트럼프 연설 이모저모…‘백투더퓨처’에 승부수]

    CNN에서 보도한 내용인데요, “트럼프의 경제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무려 15번이나 거짓 주장이 있었다는 점 역시 CNN 논평을 통해 전해드렸는데요, CNN 뿐 아니라 포춘이나 뉴욕타임스 등도 팩트체크 코너를 통해 트럼프의 연설을 비판했습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첫 번째가 연준의 금리 인하, 두 번째가 미국과 중국의 이상적인 무역협상입니다. 우선 첫 번째는 오늘 연준의 결과를 살펴보셨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드라기 ECB 총재까지 비난하면서 강달러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였죠? 그리고 이제 열흘도 안 남은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어떤 담판을 벌이는지에 따라 오랫동안 끌고 온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결국 1번과 2번은 일맥상통하는데요,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연준의 통화정책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어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해서 “미국으로부터 고용과 부를 빼앗는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말 재개되는 무역협상에서 공정한 합의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혀 동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중국이 미국을 바보로 여겼다고 성토하며 그 대상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포함된다고 조롱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훌륭하다고 추켜세우는 동시에 배드딜 보다는 노딜을 택하겠다는 입장을 보인건데요, 이에 대해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가 중국 카드를 'election bid', 즉 재선 무기로 쓰고 있다며 중국이 이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이외에도 여러 국가들을 거론했습니다. 이란에 대해서는 세계 1위 테러 지원국이라고 비난했고, 쿠바와 베네수엘라와 관련해서는 중남미에서 부패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정 간섭의 뉘앙스를 보여줬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번 연설은 자신의 경제 치적을 자화자찬하는 반면 민주당과 언론을 적으로 지정하면서 국내 이슈에 집중됐다는 평가입니다. 멕시코, 이란, 중국 등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외교 안보 이슈가 비중 있게 다루어 지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이 8차례, 러시아가 7차례, 멕시코 4차례, 이스라엘 3차례, 그리고 쿠바와 베네수엘라 이란 등이 한 차례씩 등장했지만 북한과 관련된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아마 오늘부터 시작되는 시진핑 주석의 방북과 맞물려 북한 문제가 새로운 모멘텀을 맞을 수 있는 만큼 발언을 자제했다는 분석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재선 연설을 두고 “2016년 대선 때와 똑같이 분노로 승리를 거두려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2020년 재선 캠페인은 2016년을 재현하는 백투더퓨처에 승부를 걸고 있다면서 당시에는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었던 뉴욕의 부동산 재벌이었지만 이제는 공화당의 지지까지 얻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과거의 치적에 집중하기만 하면 발전이 없겠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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