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전쟁이 일어날 경우 전례 없는 `말살`(obliteration)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 NBC 뉴스의 방송 진행자 척 토드와 인터뷰를 하고 "나는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건 당신이 이제껏 결코 본 적이 없었던 말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제조건 없이 이란과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당신들(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면서 "그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좋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은 앞으로 오랫동안 결딴난 경제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군 무인기(드론) 격추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실행 직전 중단시킨 경위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어떤 것도 허가되지 않았다.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란 공격에 대해 최종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전날 보복 타격을 위해 전투기가 이미 출격한 상태였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니다. 하지만 곧 그렇게 (출격)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정도까지 상황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고 답했다.
공격 취소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군들에게 "(보복 공격) 실행 전에 좀 알고 싶은 게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게 되느냐. 이 경우 이란인들 말이다"라고 물었고, 약 150명의 사망자가 날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게 비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20일 새벽 미군의 고고도 정찰용 드론을 격추했다.
이란은 자국 영공에 드론이 침입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피격되기까지 드론이 비행한 경로가 기록된 지도 등을 공개하며 공해(公海)상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이란은 미국이 작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하면서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 이란이 핵 합의 이행 수준을 줄이겠다고 경고하고,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대립이 더욱 격화했다.
미국의 `경찰국가` 역할에 대한 회의감을 표명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을 통한 개입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황 변화에 따라 군사 대응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NBC는 오는 23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전체 영상을 방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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