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구 공전궤도 근처를 지날 수 있는 궤도를 가진 소행성 2개를 발견했다. 이 중 하나는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지구위협소행성`(PHA)으로 분류됐다. 국내 연구진이 지구위협소행성은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소행성의 지구충돌 확률은 28억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작년 8월 칠레,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관측소에서 운영하는 지름 1.6m급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 3기로 이들 소행성을 찾았다고 25일 밝혔다. 두 소행성은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MPC)에서 각각 `2018 PM28`(이하 PM28), `2018 PP29`(이하 PP29)라는 임시번호를 받았다.
PM28의 지름은 20~40m 정도로 추정된다. 44일간 궤도운동을 추적한 결과 이 천체는 궤도운동 중 태양까지의 최소거리(근일점 거리)가 1.3AU(약 1억9천500만㎞)보다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는 이런 소행성을 근지구소행성(NEA)으로 분류한다.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하는 게 이 소행성의 특이한 점이다. 근지구소행성의 궤도는 대부분 긴 타원형이고, 궤도 평면은 지구 공전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천문연구원은 "PM28은 알려진 근지구소행성 가운데 원궤도에 가깝기로는 상위 1%, 지구 공전궤도 면과 가까운 상위 10% 안에 들고 궤도 장반경은 1.026AU로 지구 궤도장반경인 1AU에 가까운 상위 2% 내"라며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소행성은 현재까지 총 9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소행성은 앞으로 100년간 지구와 충돌할 위협은 없는 것으로 계산됐다.
PP29 소행성의 경우 2063년과 2069년 각각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충돌 확률은 28억분의 1에 불과하다. 이는 로또 1등을 맞고 이어 4등에 당첨될 확률에 비견될 정도로 희박하다.
이 소행성의 지름은 160m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보다 작은 지름 140m급 천체도 지구와 충돌하면 충돌점에서 반경 수백㎞ 지역까지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는 이 소행성을 `지구위협소행성`(PHA)으로 분류했다. PP29의 궤도는 긴 타원 형태이며 공전 주기는 5.7년이다.
연구진은 2016년부터 KMTNet으로 태양계 행성들이 지나다니는 공전궤도면 부근인 황도대를 관측하는 `남천 황도대 집중탐사연구`(DEEP-South)를 진행하고 있다. 황도대는 소행성이 많이 발견되는 `길목`으로 알려졌다.
KMTNet은 천문연이 2015년부터 운영하는 남반구 천문대 네트워크다. 보름달 16개가 들어가는 넓은 하늘을 한 번에 촬영하는 카메라를 탑재해 외계행성 탐색과 소행성 탐사 관측에 최적화돼 있다.
두 소행성을 발견한 정안영민 박사는 "지구위협소행성을 발견한 것은 우리나라에선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런 발견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의 광시야 망원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문홍규 박사는 "NASA(미국항공우주국)의 소행성 관측 시설이 북반구에 집중돼 있는데, 한국 연구시설은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남반구에 배치된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KMTNet 카메라 CCD의 내구연한이 다 해 앞으로 관측 활동이 원활할지는 미지수다. 세 곳 망원경의 카메라를 모두 교체하려면 60억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유지보수 예산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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