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원유 수요 둔화 우려에 WTI 4.8% 폭락

입력 2019-07-03 07:37  

뉴욕 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결정에도 수요 둔화 우려가 우위를 점하며 폭락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84달러(4.8%) 급락한 56.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연장 결정과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른 원유 수요 전망 등을 주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은 이날 하루평균 1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내년 3월 말까지 9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6개월보다는 긴 기간 동안 감산하는 방안이다.


유가는 하지만 이런 소식에도 급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간이 예상보다 길기는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된 감산 규모 확대 등의 결정이 나오지 않은 점에 대한 실망감도 제기된다고 진단했다.


또 감산 연장 가능성이 꾸준히 시장에 반영됐던 가운데, 수요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진 탓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과 유럽, 미국 등의 제조업 지표가 최근 일제히 부진해 경기침체에 부담이 한층 커졌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OPEC이 더 큰 감산을 결정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일부 있는 것 같다"면서 "아니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정말로 큰 것 같다"고 말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감산 연장은 OPEC이 유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면서 "OPEC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이 하루평균 114만 배럴로 봤지만, 비OPEC 산유국의 공급 증가 규모는 하루평균 214만 배럴로 예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 측면의 요인이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요 측면의 우려는 유가 강세론자의 화약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무역 정책 관련해서도 다시 긴장감이 부상했다.


미국이 유럽의 항공업체 보조금에 대한 보복으로 40억 달러 규모 신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여파다.


또 중국과 무역전쟁 휴전 합의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합의는 미국에 더 유리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향후 협상에 대한 우려를 키운 요인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중국과 무역 합의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화웨이도 낮은 기술의 일부 칩(반도체)을 팔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에는 낮은 기술의 일부 칩만 팔기로 한 것이라면서, 5G(5세대)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산 연장 방안이 유력했던 만큼 이른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장세가 전형적으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OPEC 회의가 종료된 만큼 수요 측면의 불안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BC캐피탈 마켓의 조지 게로 이사는 "투자자들은 글로벌 여건을 우려하면서 원자재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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