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몰빵 IT·경협주에 공매도 '급증'

김원규 기자

입력 2019-07-04 13:40   수정 2019-07-04 10:30



    <앵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주요 IT와 남북경협주가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의 국내 기업에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라는 악재와 북미 정상의 깜짝 만남에 급등했던 게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요즘 IT주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 늘고 있다고요?

    <기자>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미래산업은 7월 들어 사흘간 160만주의 공매도 물량이 몰렸습니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같은 기간 불소를 기반으로 한 기초 화합물을 제조하는 후성도 150만주 이상을 보이며 뒤를 이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기간별 공매도 상위 창구에 포함되는 등 IT주의 하락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앵커>

    이는 IT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 따른 결과라고 봐도 되겠죠?

    <기자>

    일본 정부가 4일부터 반도체 핵심 소재 3개에 대한 우리나라에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게 주효했습니다.

    규제 품목으로 밝힌 핵심 소재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를 일본으로부터 각각 94%, 92%(에칭가스: 44%)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이 반도체 생산를 생산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셈입니다.

    <앵커>

    또 공매도에 타깃이 된 주요 종목은 무엇이었나요?

    <기자>

    북한 내 인프라 주요 업체이자 철도를 생산하는 대아티아이는 69만주의 공매도 물량이 집중됐습니다.

    금강산 관광단지에 약 850억원을 투자해 골프와 온천 리조트를 세운 아난티(56만)도 이에 못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미 정상의 깜짝 만남에 급등했던 게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주요 신약의 임상3상 결과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던 에이치엘비생명과학에도 약 70만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기법인 공매도가 몰리는 종목은 하락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기자>

    문제는 삼성전자와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을 제외하고 공매도 상위 종목 모두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 우위를 차지했다는 점입니다.

    7월 기준 개별 종목으로 동진쎄미켐은 450억원, 아난티와 후성은 각각 150억원 내외로 개인이 순매수했습니다.

    특히 동진쎄미켐과 후성의 경우 사흘간 30% 가까이 급등했던 걸 감안하면 하락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습니다.

    공매도 세력에 의해 이들 종목이 하락한다면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앵커>

    IT와 남북경협주에 대한 공매도가 당분간 더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 증권업계의 진단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매도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립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큰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KB증권은 "일본 정부의 결정은 국내 기업이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디스플레이는 플루오린을 일본 업체 외에 국내에서 제조하고 있어 공급 업체만 변경하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선 남북경협주의 경우 북미 정상의 만남에도 주가가 크게 반응하지 않았던 만큼 공매도 타깃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되려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숏커버링 물량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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