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치료법 중 하나인 남성호르몬 안드로겐 박탈 요법(ADT:androgen deprivation therapy)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드로겐은 주로 남성 생식기관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을 총칭하는 것으로 그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중요한 것은 남성의 고환에서 생성되는 테스토스테론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 라비샨카르 자야데바파 교수 연구팀은 ADT 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는 10년 안에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20%, 다른 형태의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14%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1996~2003년 사이에 전국 18개 의료기관에서 원발(localized) 또는 전이(advanced)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15만4천89명(66세 이상)을 2013년까지 최소한 10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 환자 중 6만2천330명은 진단 2년 안에 ADT 치료를 받았다.
추적 관찰 기간에 ADT 그룹은 13.1%, ADT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은 9.4%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다.
다른 형태의 치매 발생률 역시 ADT 그룹이 21.6%로 ADT 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의 15.8%보다 훨씬 높았다.
ADT 치료 횟수가 많은 환자일수록 치매 위험은 더욱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ADT를 1~4번 받은 환자는 알츠하이머 치매 또는 다른 형태의 치매 발생률이 19%인데 비해 8번 이상 받은 환자는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률이 24%, 다른 치매 발생률이 21%였다.
종양이 원발부위에 국한된 전립선암 치료에는 ADT가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고 자야데바파 교수는 말했다.
ADT는 1940년대부터 시작된 전립선암 치료법으로 전립선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할 수 있는 테스토스테론,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같은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존스 홉킨스대학 종합암센터의 캐서린 마셜 박사는 ADT는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에도 ADT와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들이 있었지만, 이 연구는 그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고 장기간 진행된 것이어서 전립선암 환자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암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ADT를 미루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지 모른다고 그는 덧붙였다.
안드로겐은 뇌 신경세포(뉴런)에 발생한 손상을 `수리`하는 뉴런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조절한다는 연구결과가 전에 발표된 일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온라인판(7월 3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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