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또…잇단 강진에 공포 덮친 美캘리포니아

입력 2019-07-06 20:22  



1999년 모하비 사막 지진에 이어 20년 만에 또다시 규모 7.1의 강력한 지진이 덮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일대는 일순간 공포에 휩싸였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남부 컨 카운티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7.1로 전날 발생한 강진(규모 6.4)보다 11배나 강력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번 지진이 캘리포니아를 가르는 샌안드레아스 판(板)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것이란 오랜 공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일부 학자들은 샌안드레아스 판이 움직이면 규모 7.8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캘리포니아 남부 대도시들이 초토화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는 `종말 영화`의 소재로도 종종 사용됐다.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지질학자 루시 존스는 "(현재 일어나는) 지진들은 서로 연관돼 있다"면서 규모 7.1 이상의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10%로 추산했다.
진앙에서 불과 10여㎞ 떨어진 리지크레스트 주민 중 상당수는 흔들림이 그친 뒤에도 집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제시카 코르멜링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흔들림이) 1분쯤 멈췄다가 또 시작된다. 매우 특이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건물) 안에선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리지크레스트 지역 병원에선 흔들림이 시작되자 휠체어를 탄 환자들이 급히 바퀴를 굴려 옥외 주차장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사이렌이 시끄럽게 울리는 가운데 간호사들은 환자를 챙기느라 분주했고, 주변 호텔들이 정전되면서 일대는 암흑에 휩싸였다.
시내에선 소방수들이 가스 누출 탓으로 추정되는 불길이 주택가로 옮겨붙는 걸 막으려 분투하고 있었고, 혼란 속에 부상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 카운티 소방국의 데이비드 위트 국장은 "신의 은총 덕분에 지금껏 보고된 부상자는 모두 자상이나 타박상 등 경상을 입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묻히는 등의 피해도 아직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연방정부 차원의 긴급 지원을 백악관에 요청했다면서 주정부 차원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은 이미 구급대원과 군인 등으로 구성된 20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 팀과 헬기, 화물기 등을 현장에 급파했다.
한편, 이날 지진은 진앙에서 200㎞ 넘게 떨어진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에서도 상당히 강하게 느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LA 극장가에 있었던 NBC 방송 소속 언론인 레스터 홀트는 트위터를 통해 "극장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모두 침착을 유지했지만, 진동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유명 대극장인 아만슨 극장에선 천장의 조명 등이 흔들려 연극 공연이 15분가량 중단됐다.
LA 시내에선 송전선이 끊겨 일부 지역이 정전됐을 뿐 실질적인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 홈구장에서는 기자석이 휘청거리고, 경기장 파울 기둥이 전후좌우로 흔들리면서 2층 관객석에 있던 팬들이 급히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캘리포니아 토박이라는 LA다저스의 포수 오스틴 반스도 "난 캘리포니아 남부에 살아왔다. 이런 지진들은 처음 느껴본다. 특히 이렇게 길게 이어진 지진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지상에 있던 선수들은 특별히 흔들림을 느끼지 못한 채 계속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장에 있던 팬 대다수도 자리에 앉은 채 지진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이밖에 라스베이거스에선 미국프로농구(NBA) 서머리그 경기장에서 득점판과 천장에 부착된 스피커들이 흔들리는 상황이 벌어져 경기가 중단됐고, 애너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에서도 놀이기구 운행이 중단됐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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