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7달러(0.3%) 상승한 57.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와 원유 수급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러시아의 이번 달 산유량이 3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온 점이 유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러시아의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79만 배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최근 약 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러시아 산유량 감소는 유럽으로 운송되는 송유관의 이물질 발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오는 2020년 1분기까지 감산 합의를 연장하기로 이달 초 합의했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누보 원유 담당 연구원은 "러시아 관련 소식이 이날 유가를 지지했다"면서 "러시아의 산유량 감소와 OPEC 회원국의 감산 합의 준수 등은 빠르게 시장의 균형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긴장이 팽팽한 점도 여전히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이란이 핵 합의 당시 정한 한도를 넘어 우라늄을 농축할 것이라고 밝혀 핵무기 관련 긴장이 고조됐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는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에 핵 합의를 완전하게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또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에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상존하는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평균 1천236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달 전망보다 0.3% 늘어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과 글로벌 경기 우려 등 유가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세븐 리포트의 타일러 리치 공동 편집장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위험은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요인"이라면서 "산유국 감산과 미국 생산량 증가가 맞서며 공급 요인은 대략 균형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수요 측면은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글로벌 성장 부진과 여전히 팽팽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