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끝판왕 민어…제대로 즐기려면 노량진 맛집 '부안수산'에서 먹어야

입력 2019-07-10 10:20  



여름철 삼복더위에 지친 이들을 위한 보양식으로 `민어(民魚)`만한 것이 없다. 민어는 이름 뜻만 본다면 백성들이 쉽게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어류인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임금의 수라상에 오르는 고급 보양식으로 귀한 재료에 속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국민 보양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자연산 민어는 아직까지 수요보다 공급이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여름철이면 kg당 가격이 최대 7~8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고, 매장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일 만큼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민어가 여름 생선 중에서도 으뜸이라 불리는 이유는 바로 산란기 때문이다. 남쪽 바다에서 동면을 마친 민어는 보통 6월 중순이 되면 산란을 하기 위해 북쪽으로 올라온다. 산란기를 앞두고 있는 민어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상태이며 풍미를 자아내는 기름기가 풍부하기에 고소하고 담백한 민어의 참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기가 여름이다.

그래서 이맘때쯤이면 수산물의 본고장 노량진수산시장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로 붐비곤 한다. 수산시장 내 다양한 맛집 중에서도 민어를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담아 숙성하여 손님들 밥상에 정갈히 내놓는 곳이 있다. 바로 `부안수산`이다.

32년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민어를 비롯한 모든 어종을 직접 손질해온 부안수산 대표는 색만 봐도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할 정도로 어류에 대한 조예가 깊다. 매일 아침 수산시장 내 경매되는 자연산 민어만을 취급하고 있는 부안수산은 `이케지메(いけじめ)`방식을 활용하여 숙성시킨 `민어숙성회`를 선보이고 있다.

이케지메는 찰진 식감과 감칠맛을 내기 위한 생선 손질법으로 주로 일본 어시장에서 많이 사용된다. 활어의 신경을 망가뜨려 사후경직 속도를 늦춰 준 후 매달아 한시간 정도 피를 싹 빼주면 탄력 및 신선도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가업을 잇는 아들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 온 특별 숙성법을 적용한다. 얼음 무더기에 민어를 24시간에서 48시간 이내 숙성시켜야 민어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약 이틀간의 숙성기간을 마친 민어는 등, 배, 뱃살, 껍질, 부레 등을 회로 떠서 먹고, 남은 머리와 내장은 매운탕이나 지리탕을 끓여 먹는데 사용한다.

등과 배 부위는 기름기가 많고, 비교적 연하기 때문에 씹는 식감을 살리고자 1cm의 두툼한 크기로 썰어준다. 반면 뱃살 부위는 껍질이 억세고 살이 단단하여 먹기 불편할 수 있기에 껍질은 다이아몬드 칼집을 낸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연하게 만들고, 회를 뜰 때도 최대한 얇게 써는 등 손님들의 편의에 맞춰 잘라주는 것이 이곳만의 민어 손질법이다.

다양한 어류 중에서도 민어는 손질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운 작업에 속한다. 잔가시가 많고, 부위별로 손질하는 법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손질 작업이 번거로운 만큼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으므로 미리 전화로 예약해야 최상의 품질의 민어를 바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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