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3국 유출·백색국 제외 이유 묻자 '묵묵부답'"

입력 2019-07-12 21:56  



일본 정부가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 실패 사례와 양국간 신뢰 상실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가진 양자협의 자리에서 약 5시간 동안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

일본 측 대표로 나온 경제산업성의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과 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은 "이번 자리는 설명회로서 사실 확인에 관한 것이며, 이번 조치 또한 외국과의 협의 대상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번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일본은 국제 통제체제 이행을 위한 한국 측의 적극적인 이행을 촉구했으나, 한국과의 신뢰 상실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까지 이르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또 반도체 3개 품목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공급국으로서의 책임에 따라 적절한 수출 관리를 해야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일본의 수출기업들이 일본의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한국 측의 상황허가제도(캐치올) 부족, 3년 간 양 당사국간 협의체가 진행이 안 된 점 등이 감안됐다는 것이 일본 측의 설명이다.

`상황허가제도`란 "전략물자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나 대량파괴무기 제조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물자에 상관없이 모두(all) 통제(Catch)하는 제도"를 일컫는다.

다만 일본은 한국은 전략물자 수출통제 실패에 대해 "일부 언론에 나오는 것과 달리, 북한이나 제3국 수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 측 대표였던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과 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은 먼저 반도체 3개 품목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 "일본 측 사유가 매우 추상적이며, 사전합의 없이 불과 3일 만에 조치한 건 정당하지 못하다"고 항의했다.

또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뀐 이번 조치가 고지없이 이뤄진 점에 대해서도 일본 측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더불어 화이트 리스트 제외에 대해서도 "일본 측의 국제 통제체제 이행을 위한 요청도 없었으며, 일본측 주장과 달리 전략물자 수출통제는 방산무기와 대량 살상무기에도 작동 중"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나아가 "산업부를 비롯해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100여 명의 인력이 이를 담당하고 있어 일본보다 강력하게 시스템을 운용 중"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왜 한국와 3개 품목을 콕 집어 수출규제를 강화했냐는 질문에 일본 측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의 27개 화이트 리스트 국가 중 이러한 전례가 있었는지, 개별 품목을 수출규제한 사례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대답하지 않았다.

당초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정됐던 오늘 양자협의는 7시 50분까지 약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한일 양자실무협의 결과를 브리핑한 이호현 무역정책관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 위한 의견수렴의 마지막 날인 7월 24일, 양국간 협의를 제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성실하게 현 상황에 대응해 나갈 것이며,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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