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통해 서울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자전거 하이웨이(CRT)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시장은 콜롬비아 보고타의 시클로비아 현장을 방문하고 이같이 밝혔다.
`자전거 길`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인 시클로비아는 1982년 보고타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규모의 차없는 거리 행사로, 현재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캐나다, 중남미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시클로비아를 통해 보고타시 북부 5개, 중부 6개, 남부 5개 노선 총 120km 구간의 도로가 7시간 동안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롤러스케이트·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시클로비아에서 영감을 얻어 ‘혁신적 공간 활용을 통한 자전거 하이웨이(Cycle Rapid Transportation, CRT)의 구축’에 나선다. 자전거가 차량과 분리되어 빠르고 안전하며 쾌적하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만의 전용도로 시설물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도로가 교통 정책을 수립할 때 차도를 먼저 확보하고 공간이 남으면 보도를 만드는 산업화 시대 오랜 공식을 완전히 뒤집는 ‘보행친화도시 신(新) 전략’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보행과 자전거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이후 순위로 나눔카, 전동휠 등 친환경·미래형 교통수단과 노상주차장, 가로공원 등을 고려하고 나머지 공간을 차도에 할애하는 내용이다.
기존의 자전거 도로망이 차도 옆 일부 공간을 할애한 불안한 더부살이 형태였다면, 이번 CRT 구상은 차량, 보행자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전거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도로 시설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지상구조물이나 도로 상부 등 혁신적 공간 활용으로 캐노피형 CRT,튜브형 CRT, 도심 속 녹지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 그린카펫 CRT 등 사람을 최우선 하는 도로 공간이라는 서울시 교통철학과 도시 구조물의 특색에 부합하는 형태로 추진한다.
차로 높이였던 가로변 자전거 도로는 추진 중인 녹색교통지역 확대 및 도로공간 재편과 연계해 과감히 차도를 축소하고 보도높이로 조성한다. 차로와 물리적으로 분리해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할 계획이다.
한강교량을 활용한 테마가 있는 자전거도로망과 5개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도 조성한다.
가양대교(서울식물원~하늘공원), 원효대교(여의도공원~용산가족공원), 영동대교(압구정로데오거리~서울숲) 등은 교량과 주변의 관광자원과 연결해 피크닉, 나들이에 특화된 자전거도로망을 구축한다. 자전거도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한강교량과 구조물 개선도 추진한다.
문정, 마곡, 항동, 위례, 고덕강일 5개 도시개발지구는 ‘생활권 자전거 특화지구’로 조성한다. 각종 개발사업과 연계해 총 72km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만들고(자전거도로율 40% 이상), 따릉이 대여소도 집중적으로 설치해 주거지-업무시설-지하철역 간 자전거 이용이 편리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3억원을 투입해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개소별·구간별로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서비스 개시 4년 만에 누적 대여건수 2,235만 건을 돌파한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의 서비스도 개선한다.
구릉지 거주 주민을 위해 전기따릉이 1,000대를 시범도입하고, 따릉이 수요가 높은 지하철역 주변에 입체형 자전거 스테이션 조성도 추진해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한층 강화한다.
따릉이 운영주체도 서울교통공사 뿐 아니라 스타트업 등 민간까지 확대해 양적·질적 성장동력을 마련한다.
민간까지 따릉이 관리운영 참여기관을 확대함으로써 관리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고장난 따릉이를 보다 신속히 관리해 하자율을 낮추고 이용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차 없는 거리’도 전면 확대한다. 지상도로에서만 열리던 ‘선(線)’ 단위 방식에서 ‘면(面)’ 단위로 확대, 관광객·쇼핑객으로 보행 수요가 많은 이태원 관광특구나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존(ZONE)’으로 특화 운영을 추진하고, 추후 코엑스 주변 등 강남지역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잠수교, 광진교 등 한강교량도 정례적으로 ‘차 없는 다리’로 운영하며,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차 없는 거리도 신촌 물총축제 등 주요 행사와 연계해 관광 명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동권은 시민의 기본권’이라는 원칙아래 자동차 위주로 설계된 서울의 교통 체계를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 중심으로 재편하는 보행친화도시 신 전략을 가동하겠다”며 “사통팔달 CRT를 중심으로 한 사람 중심의 자전거 혁명을 통해 서울을 자전거 천국이자 확고하게 사람이 편한 도시, 미세먼지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모범적인 모델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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