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대회 유니폼논란, 'KOREA'도 못새긴 개최국이라니

입력 2019-07-16 14:55  


대한수영연맹의 늑장 행정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브랜드 로고를 테이프로 가린 일반 판매용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승 경기가 열린 지난 14일 한국 다이빙의 간판 선수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은 경기장에 입장할 때 영문 국가명 `KOREA`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은색 테이프를 붙인 유니폼 상의를 입었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제 나라 이름을 단 유니폼을 착용했다.
우하람의 유니폼에서 테이프로 가린 것은 제조사 로고였다.
이는 대한수영연맹의 늑장 행정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연맹은 지난해 말로 A사와 용품 후원 계약이 끝난 뒤 새 후원사를 찾아왔다.
하지만 지난 5월 이사회에서 후보 업체들에 대해 일부 이사들이 부적합 의견을 내 선정이 무산됐다.
연맹은 결국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자로 A사와 재계약했다. 광주 대회 개막 10여일 전이었다.
이미 6개월 전 연맹과 후원 계약이 끝난 A사가 `KOREA`가 새겨진 국가대표용 유니폼을 준비하고 있었을 리는 만무하다.
결국 연맹은 일반인들에게 판매되는 A사 의류를 급하게 구해 선수단에 지급했다.
국가대표가 `KOREA` 없는 유니폼을 입지 못한 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의류에 있는 A사 로고가 국제수영연맹(FINA) 광고 규정에 부합하지 않았다.
결국 우하람은 급히 테이프로 로고를 가린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서야 했다.
연맹의 안일한 일 처리에 부끄러움은 오롯이 선수 몫이 됐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는 처음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다.
연맹은 부랴부랴 로고 자리에 천을 덧대고 그 위에 `KOREA`를 새긴 유니폼을 15일 선수단에 지급했다.
연맹 관계자는 "새 용품 업체와 계약하려 했다가 무산되고 다시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져 생긴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재정 악화와 집행부 인사들의 비리 행위로 2016년 3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된 뒤 2년여 동안 수장 없이 표류하다가 지난해 5월에 가서야 새 회장을 뽑고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이후 1년여나 지났지만 새 집행부도 한국수영의 정상화를 바라는 수영인들에게 믿음을 못 주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영대회 유니폼논란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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