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 가정집 들어간 호랑이…침대에서 하루종일 '꿀잠'

입력 2019-07-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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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마을에서 호랑이가 가정집 침대에 올라와 `꿀잠`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CNN, B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도 야생동물보호협회(WTI)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호랑이는 `몬순(계절풍) 홍수`로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진 인도 북동부의 아삼주 하무티 마을의 가정집 침대에서 엎드려 자고 있다.
암컷인 이 호랑이는 홍수를 피해 인근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WTI에 따르면 호랑이는 18일 이른 오전 공원에서 약 200m 떨어진 고속도로 부근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호랑이는 혼잡한 교통 상황을 피하려다가 고속도로 인근에 있는 가정집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WTI가 밝혔다.
오전 7시 반께 가게에 딸린 주택 안으로 들어간 호랑이는 온종일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조대가 출동해 고속도로 통행을 약 1시간 동안 제한하고 호랑이를 깨우기 위해 폭죽을 터트리자, 호랑이는 오후 5시 반께 일어나 고속도로를 건너 숲 쪽으로 사라졌다.

구조 작업을 지휘한 라틴 바만은 "몹시 지쳐 있던 호랑이는 종일 꿀잠(nice day-long nap)을 잤다"고 했다.
집주인인 모틸랄은 호랑이가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본 즉시 가족들을 데리고 대피했다. 바만은 "다행히 아무도 호랑이를 방해하지 않아서 편히 쉴 수 있었다"며 "이 지역 주민들은 야생동물을 매우 존중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틸랄이 호랑이가 자고 간 침대 시트와 베개를 보존하겠다 했다고 전했다.
호랑이가 탈출한 카지랑가 공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외뿔 코뿔소, 코끼리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많이 산다. 최근 홍수로 이곳에서 코뿔소, 멧돼지 등 동물 92마리가 숨졌다. 다만 공원에 사는 호랑이 110마리 중에서는 이번 홍수로 목숨을 잃은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북동부와 네팔, 방글라데시 등에는 몬순 홍수가 강타해 12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남아시아의 몬순 시즌은 6월 중하순부터 시작돼 9월까지 이어지는데, 지난해 몬순 시즌에는 인도 남부 케랄라주를 중심으로 1천200명 이상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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