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로 확대시 日 WTO 위반 더 커져" <산업부 실장>

입력 2019-07-23 07:44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22일(현지시간) "화이트 리스트 문제로까지 확대하면 일본의 (WTO 규범) 위반 범위는 더 커진다"며 "일본 정부가 신중하게 조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이미 3건의 조치만으로도 WTO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면서 더는 일본이 국제사회 규범에 어긋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23∼24일 열리는 WTO 일반 이사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일본 정부에는 규제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달 1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원자재 품목의 대(對)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우방국 명단인 화이트(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다. 법령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 마감 시한은 24일이다.

22일 밤 제네바에 도착한 김 실장은 공항에서 취재진에 "일본의 조치는 통상 업무 담당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상당히 무리가 많은 조치다"라며 "일본의 주장에 대해 준엄하지만 기품있게 반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기대가 큰 문제라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30년 외교관 경험을 살려 담담하고 능숙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부 전략을 묻는 말에 김 실장은 "전략은 머릿속에 있다"면서 WTO에 일본을 제소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사회 후 상황을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WTO 일반 이사회는 164개 전체 회원국 대표가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다. 최고 결정 권한을 가진 WTO 각료회의는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각료회의 기간이 아닐 때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관으로 기능한다.

일반 이사회에는 각 회원국 제네바 대표부 대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게 관례이지만, 정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WTO 업무를 담당하는 김 실장을 정부 대표로 파견했다.

김 실장은 WTO 통상 현안과 분쟁에 대한 대응 업무를 관장하는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총괄하고 있다.

제네바대표부 참사관으로 근무했고 WTO 세이프가드위원회 의장 등 WTO에서 근무한 경험도 갖고 있다.

최근에는 WTO 한일 수산물 분쟁 상소기구 심리에서 최종 승소라는 쾌거를 끌어낸 이른바 `통상통`이기도 하다.

일본 외무성은 자국 대표로 야마가미 신고(山上信吾) 경제국장을 파견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는 전체 14건의 안건 중 11번째 안건으로 상정돼있다. 일정이 지연되면 24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23일 오후 늦게 다뤄질 것이라는 게 현지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비판하면 일본 측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관심이 있는 다른 회원국들도 의견을 발표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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