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日 수출규제' 놓고 WTO 이사회서 다시 충돌…여전히 '굳은 표정'

입력 2019-07-24 22:42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조치를 논의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24일(현지시간)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일본이 이달 1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원자재 품목의 대(對)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다루는 안건은 총 14개 본 안건 중 11번째 안건으로 올라있다.
이사회는 전날 8번째 안건까지 논의한 뒤 정회했고 이날 오전 10시 회의를 재개했다.
일정상 일본 수출 규제 안건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에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정부 대표로 참석했고 일본에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가 먼저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양국 정부 대표는 이날도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국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며 일본이 최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강조했던 WTO 규범에도 위배된다는 주장을 회원국들에 설명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전략물자를 관리하려는 조치이며 강제징용 판결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밤 제네바 공항에 도착한 김 실장은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우방국) 문제로까지 확대하면 일본의 (WTO 규범) 위반 범위는 더 커진다. 일본 정부가 신중하게 조처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일본 정부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한국과 일본은 이달 9일 상품 무역 이사회에서도 제네바 대표부 대사들이 수출 규제 문제를 놓고 충돌한 바 있다.
WTO 일반 이사회는 164개 전체 회원국 대표가 중요 현안을 논의·처리하는 자리다. 최고 결정 권한을 가진 WTO 각료회의는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각료회의 기간이 아닐 때는 일반이사회가 최고 결정기관으로 기능한다.
이사회에서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회원국들에 자국 입장을 설명할 기회이기 때문에 대사급 이상 대표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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