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병승(49)이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 문인들은 안타까워하며 젊은 시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특히 황병승과 가까웠던 박진성 시인은 고인이 "사회적 타살"로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박진성은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황병승을 `형`으로 호칭하며 "정말 슬프고 또 끔찍한 일이다. 생물학적 사인은 더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이 죽음은 명백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황병승은 과거 서울예대 강사 시절 성추행을 했다는 글이 2016년 10월 서울예대 캠퍼스에 대자보 형태로 붙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그는 자숙의 뜻을 밝힌 이후 칩거하면서 문단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진성은 "형은 30대 초반 데뷔해 특별한 직업 없이 전업 시인으로 살던 사람이다. 성폭력 의혹 제기 이후, 모든 문학 전문 문예지에서 청탁하지 않았고 또 어떠한 출판사에서도 시집 출간 제의를 하지 않았다. 그나마 생계 수단이었던 시 창작 강좌도 모두 끊겼다. 황병승이라는 시인은 `성폭력 의혹 제기`만으로 모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었고 생업이 끊겼고 지인들과의 연락도 끊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승 형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자신은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고 자신의 무고를 입증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죽인 것이다. 우리가 한 시인을 죽인 거고 한 시민을 죽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동범 시인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면서 "아무도 그의 죽음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조롱과 멸시의 언사는 더더욱 안 된다"고 말했다.
조동범은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명복을 빈다는 말조차 마음이 너무 아프구나. 눈물이 자꾸 나온다. 병승아 잘 가렴. 부디…"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올린 글에서 황병승의 빈소를 알리고 조문을 당부했다.
정병근 시인은 "아, 이렇게 간다는 말인가. 가면 된다는 말인가. 이 사람아, 황병승 시인, 이 사람아. 너무 가슴이 아프네. 비통하다는 말조차 하는 것인가. 명복을 빌기엔 내 말이 가볍네. 그만 쓸모없는 별이 되었네. 병승아, 이 사람아"라고 애도했다.
소설가 신승철은 "내게는 공손하고 수줍어하던 예대 문창과 후배였는데 그는 비참하게 세상을 떠났다"면서 "울컥울컥해지는 게…왠지 서럽다"고 했다.
한경용 시인은 소셜 미디어에 황병승을 추모하는 `죽은 시인의 노래`라는 시를 지어 올리기도 했다.
앞서 황병승의 유족은 그가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원당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경찰은 황병승이 사망한 지 보름이 지난 것으로 추정했고 사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황병승은 알코올 중독 증세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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