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연맹은 7일 "유벤투스가 경기장에 늦게 도착함에 따라 친선경기 개최 시간이 50분간 지연됐다"면서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 축구 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리게 돼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프로연맹은 이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K리그 팬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과문을 발표한 연맹은 조만간 이번 유벤투스와 친선경기 주최사(더페스타)의 계약 위반 부분에 대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프로연맹은 2010년 `FC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때 리오넬 메시의 출전 여부로 홍역을 치른 적이 있어 이번 유벤투스 방한 경기에서도 주최사에 `호날두 의무 출전` 규정을 계약서에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페프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메시를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집중포화를 받았고, 메시는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화려한 개인기로 2골을 터뜨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와 계약서에는 메시가 출전하지 않으면 웬만한 K리그 선수 연봉에 맞먹는 20만 유로(당시 한화 3억여원)의 위약금을 물기로 돼 있었다.
프로연맹은 유벤투스 방한 경기 진행을 주최사에 일임하면서도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하고 유벤투스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도록 요청했다.
연맹은 이어 주최사와 유벤투스 간 계약서에도 `호날두 45분 이상 출전` 내용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가 뛸 예정이었는데, 근육 상태가 좋지 않아 안 뛰는 게 나을 것 같아 안 뛰도록 결정했다"고 호날두의 결장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호날두의 45분 이상 의무 출전 규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구단 마케팅 관계자가 사리 감독의 말을 가로채 "호날두에 대해선 말을 다 했다"고 답변한 뒤 비행기 시간을 이유로 황급히 기자회견을 마쳤다.
물론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을 수 있는 단서 조항으로 "부상 또는 불가항력의 사유`를 계약서에 넣었다. 하지만 불출전 사유가 생기면 사전에 통보하고 이를 입증하도록 요구했다.
그런데도 유벤투스는 경기 전날 호날두의 `결장`을 결정하고도 이 사실을 프로연맹에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벤투스 선수단이 경기 킥오프 시간을 넘겨 4분 넘겨 `지각` 도착하고 57분이나 지나 경기가 시작됐음에도 관중들은 호날두가 `최소 45분`을 뛸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초록색 조끼를 입은 채 벤치를 달궜고, 끝내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프로연맹이 사과문 발표 후 주최사 상대로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인 가운데 주최사가 유벤투스에 호날두의 의무 출전을 확실하게 알렸는지와 호날두의 결장 사실을 사전에 통보받았는지 등이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