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방콕서 ARF외교전 돌입…"日 부당함 지적할 것"

입력 2019-07-31 23:08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1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에 도착했다.
강 장관은 태국에서 내달 3일까지 머물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비롯한 다자회의와 일본·미국·중국 등과의 양자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내달 1일 열리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은 양국 갈등이 더 악화하느냐, 완화하느냐를 가늠할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장관은 이날 태국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일 외교장관회담과 관련, "양국 관계에 파국 상태가 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은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강 장관은 "(일본) 각의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이뤄진다면 우방국으로는 할 수 없는 조치"라며 "(일본 측에)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부당함을 지적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내달 2일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도 "외교적 해결을 위해 외교당국간 협의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측과 공감을 이뤄낼 생각을 갖고 회담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렵고 긴박한 상황이지만, 일본 측과 외교 당국 간에는 수시로 협의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그런 공감대 위에서 우리의 입장을 강하게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방콕에 도착한 직후 미얀마 및 라오스 외교장관과 각각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자유무역과 역내 공동번영에 도전이 된다는 점을 피력했다.
강 장관은 미얀마 장관과의 회담 전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한일 갈등중재 가능성에 대해 일본 측이 부인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물음에 "내일 고노 외무상을 만나봐야겠다"는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강 장관은 8월 1일 오전 8시 45분(현지시각·한국시각 오전 10시45분) 고노 외무상과의 회담으로 이틀째 일정에 들어간다.
이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외교통상부 제2장관,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각각 양자회담을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고노 외무상까지 함께하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은 내달 2일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내달 1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2일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ARF 외교장관회의, 3일 한국-메콩 외교장관회의 등의 다자회의를 소화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각종 다자·양자회의 계기에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제외 추진 등 보복성 조치가 품고 있는 문제점을 각국에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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