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경제전쟁' 전면전...문 대통령, 오후 2시 메시지 발표

입력 2019-08-02 10:41   수정 2019-08-02 10:59

일본 정부가 2일 한국을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하면서 한일 간 `경제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지난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1차 경제 보복 조치 이후 한국 정부와 국민이 거세게 반발하고 최근에는 미국까지 자제를 촉구했지만, 일본은 결국 양국 간 갈등에 기름을 부어 불길을 더 키운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이미 여러 차례 일본에 대한 총력대응을 공언한 데다, 일본 정부도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만큼 이미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한일 관계는 한층 격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일 동맹이 깨지길 원치 않는 미국이 중재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일본 내에서 일본 기업과 관광 업계가 역풍을 맞는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만큼 일본 정부는 당분간 속도 조절을 하며 추가 공격을 삼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두차례 단행한 무역 규제 강화 조치는 한국 대법원이 작년 10월 이후 내린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보복`이 아니라고 누차 주장했지만, 일본 내에서도 이를 수긍하는 시각은 극히 드물다.

일본 정부는 작년 10월 한국 대법원이 전범기업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린 뒤 줄곧 징용 `보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해결이 끝난 일이라고 주장해왔다.

이후 비슷한 판결이 잇따랐지만, 일본 정부와 보조를 맞춘 전범기업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판결을 이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가 이미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명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청구권 협정에 기초한 2국간 협의, 중재위 설치 등을 제안하며 보복 조치의 명분을 쌓아왔다.

또한, `삼권분립 하에 법원의 판결과 판결의 이행에 개입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지난달 이후 강행한 경제 보복 조치는 한국과 국제 사회는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국제 정치와 무역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2일 오후 2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일본이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데 따른 조치다.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생중계될 예정이다.
모두발언에는 일본의 조치에 따른 정부의 입장 및 대응방향, 국민들에 대한 당부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국무회의에서는 일본의 추가 조치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하고 신속하게 실행이 가능한 방안들을 곧바로 의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회의가 끝난 후에는 정부 부처 합동으로 대응방향에 대한 브리핑이 이뤄질 예정이다. 브리핑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는 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부처별 대응책을 구체화하고, 4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정부와 여당, 청와대 차원의 중장기 대응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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