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루 만에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50조원 가까이 증발할 만큼 증시가 폭락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가 더해지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매물 폭탄을 쏟아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이같은 투매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염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로 격화된 한일 갈등과 무역전쟁에서 통화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 국내 증시를 패닉에 빠트렸습니다.
증시 급락을 촉발한 건 외환시장의 동요. 원화 가치가 급락하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히 주식을 처분한 겁니다.
문제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금융 부문 추가 규제와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환율이 1,200원선에 고착될 경우 연초 1,120∼1,130원에 들어왔던 외국인이 환차손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내 증시에 머무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1,200원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 경제가 위험하다는 신호로 여겨지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의 자본 유출이 심각한 이슈로 작용할 수 있을 것."
이와 함께 위안화 환율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넘어 원화 약세 흐름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고율관세 부과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데 따릅니다.
여기에 이달부터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재조정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내다 팔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악재로 꼽힙니다.
MSCI는 정기변경을 통해 중국 본토주(대형주) 반영비율을 10%에서 15%로 확대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50%에서 100%로 늘릴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전체 EM지수 내 비중이 0.3%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대 2조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내 증시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심리적·수급적 요인으로 인한 과매도를 가라앉힐 실마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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